21세기에 깨어난 ‘청백리’ 참여와 배움 ‘특별한 축제’

광명 ‘24회 오리문화제’

광명지역 축제인 오리문화제가 한국의 대표적인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광명출신으로 조선시대 대표적인 청백리 표상인 오리(梧里) 이원익(李元翼) 대감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시작된 오리문화제는 올해로 24회를 맞이했다.

24번째라는 결코 짧지 않은 역사를 자랑하는 오리문화제는 전통문화와 현대문화가 조화롭게 융합되어 시민들이 직접 참여 할 수 있는 행사와 다채로운 볼거리들을 중심으로 시 전역에서 펼쳐졌다.

오리문화제는 축제기간 10여만명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며 광명지역 특성을 살린 글로벌 축제로 거듭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오리 이원익 선생의 부활

광명문화원은 축제기간인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이원익 대감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오리 이원익 선양기간으로 선포하고 선양기간 중에는 충현박물관을 무료 개방하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충현박물관, 광명문화원, 시민체육관 일대에서 진행됐으며, ‘오리대감과 함께 하는 청렴 한마당’이란 주제에 걸맞은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시민들을 만났다.

 

오리 문화제는 오리 이원익 선생님의 영정이 모셔진 오리 영우에서 헌화식을 시작, 시민들에게 청백리 정신을 고양시키는데 일조했다.

축제기간에는 KBS 역사저널 ‘그날’의 출연으로 잘 알려진 신병주 건국대학교 사학과 교수와 광명의 농부 가수 김백근씨가 함께 ‘영원한 영의정 이원익의 사상과 리더십’이란 주제로 강의와 노래가 어우러진 토크 콘서트가 펼쳐지기도 했다.

이날 토크쇼에서 신병주 교수는 이원익 대감을 통해 실사구시를 통한 애민의 리더십을 배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오리 이원익 선생의 여러 유물과 유적들을 관람할 수 있는 충현박물관 유물전, 만화로 보는 오리 이원익 선생의 생애, 글 전시, 이원익 사궤장 기로연 등 행사장 곳곳에서 이원익 선생을 만날 수가 있었다.

시민들은 이원익 선생의 시와 연풍현감으로 부임하는 손자 수약에게 써준 지침 등의 글들을 전시한 이동향토사료관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특히 이원익 선생의 생애를 재현하는 인형극과 공연은 광명 유일의 전통문화콘텐츠임을 자랑하기에 손색이 없다는 호평을 얻었으며, 전통문화와 현대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다채로운 프로그램과 공연 등을 통해 문화도시를 지향하는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양기대 광명시장은 “오리문화제는 10만 관람객 중심의 민간주도, 시민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로 전국 최고의 축제로 위상을 높였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 관람객이 주인공이 된 축제

이번 오리문화제의 특징은 관(官) 중심의 행사에서 탈피, 관람객 중심의 민간주도, 지역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행사장마다 아침 일찍부터 자녀들의 손을 잡고 나온 부모들은 체험부스를 돌면서 오리 이원익 선생을 배우고 다양한 문화를 체험했다.

특히 전통혼례 체험과 궁중의복을 입어볼 수 있는 전통의상 체험과 같은 문화 체험 부스들이 큰 인기를 얻었다.

또 오리 이원익 선생의 검소한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짚풀 공예, 홍천 유배 시절 이원익 선생님의 삶을 느낄 수 있는 유배체험 등이 큰 인기를 끌었고, 현대와 전통이 어우러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종일 진행됐다.

우리나라 유일한 여성 줄타기 명인인 박선미 어름산의 줄타기 공연은 시민들에게 색다른 전통문화의 체험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광명시민체육관 광장에서 벌어진 다채로운 시민참여 공연에도 많은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동락 연희단의 사자놀이 공연에서는 사자가 어린이를 입 안으로 집어넣다 토해내자 관객들의 큰 환호성과 함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기도 했다.

 

이원익 사궤장 기로연 재현 행사는 올해 대폭 보강된 소품과 분장으로 더욱 풍부한 볼거리와 이원익 선생과 관련된 역사적인 지식을 시민들에게 제공했다.

이원익 사궤장 기로연은 이원익 선생이 77세 되던 당시 인조로부터 받은 궤장(의자와 지팡이), 악공, 임금이 하사한 술인 ‘선온주’를 하사받은 것을 기념하는 잔치를 재현하는 행사다. 올해는 주명식 원로회 회장이 왕의 역할을 해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어 기념식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광명시립음악단의 공연은 신명나는 가락들로 오픈아트홀을 가득 채운 시민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들었다.

북모듬 연주 때는 신명을 이기지 못한 이영희 문화원장과 국회의원을 비롯한 시의원들까지 무대 앞으로 나와 춤사위를 벌여 참여한 시민들에게 큰 웃음을 주기도 했다.

이날 자녀들과 함께 오리문화제에 참여한 한은미씨(45ㆍ광명1동)는 “푸른 날씨와 어우러진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과 공연들로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무엇보다 이원익 선생에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었고, 아이들이 이원익 선생의 애민정신과 검소함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영희 광명문화원장은 “문화제를 통해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중점을 두고 실시했고, 오리 이원익 선생의 삶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특색 있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광명=김병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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