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혁신센터’ 한진에 거듭 발목… 7월 ‘전국 꼴찌’ 개관

올들어 벌써 4차례 ‘개소 연기’ 市 “최대 400억” 한진 “100억”
창조경제펀드 규모 이견 ‘암초’ 제2센터 건립 추진 ‘산넘어 산’

인천 창조경제혁신센터의 개관이 밀리고 밀려 전국에서 가장 늦게 출발하게 됐다. 센터 주관업체인 한진과 이견조율이 늦어지면서 개관일정이 계속 연기된데다 송도에 제2센터를 건립하는 숙제까지 얹어져 갈 길도 멀다.

인천시는 20일 미래창조과학부와 협의해 인천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오는 7월 중순께 개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는 제물포스마트타운(JST) 6·7층에 1천277㎡ 규모의 사무실을 마련해 놓고 지난 1월 미래부 허가와 법인 등기 등 행정절차까지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센터 주관업체인 한진 측과 벤처기업 지원기금인 창조경제혁신펀드 구성 규모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2월 개관이 3월로, 4월로, 6월로, 다시 7월로 수차례 연기됐다. 시는 타지역 사례를 들어 펀드를 200억~400억 원 규모로 조성할 것을 제안했으나, 한진 측은 100억 원 선으로 조성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시와 한진 측이 이견을 조율하느라 시간을 보내는 동안 대구, 대전, 광주, 부산 등 10곳이 삼성, SK, 현대자동차, 롯데 등과 손잡고 문을 열었으며 혁신상품의 판로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시작했다.

특히 창조경제혁신센터가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공약사업이었던 만큼 개관이 늦어지는 인천과 한진을 바라보는 중앙정부의 시각도 곱지 않다. 지난달에는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이 수석비서관 회의자리에서 인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연되는 것을 놓고 시와 한진 측을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미래부 등은 인천이 현 JST 내 창조경제혁신센터를 개관하는 것 외에 송도에 별도로 제2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조성할 것을 주문했다.

인천으로서는 늦은 출발에다 펀드 규모 증액, 송도 제2 센터 건립이라는 과제를 떠안은 셈이다. 시도 최근 한진 측에 송도 제2 센터 건립을 요청하는 내용을 전달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협의는 진행하지 못했다. 한진 측도 뒤늦게 송도 제2 센터 건립 제안을 받고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최근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 핵심사업과 방향을 결정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면서 “한진 측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진 측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항을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알아줬으면 한다”면서 “센터가 단순히 개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역할을 하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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