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시장의 경쟁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단말기유통법 시행으로 경쟁사의 가입자를 빼앗기가 쉽지 않아지면서 이동통신사들이 신규 가입자 유치보다 기존 고객 유지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변모하고 있는 이동통신 시장을 들여다봤다.
■ 달라진 마케팅 트렌드…고객 유지 주력
단통법 시행 이후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번호 이동 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지난 4월 번호이동 통계를 살펴보면 지난 4월 번호이동 건수는 45만4천670건으로 전월 대비 26.3%나 줄었다.
지난해 10월부터 단말기유통법이 시행된 결과다. 번호이동가입자와 기기변경 가입자 간 보조금 차별 지급이 금지된 만큼 이용자들이 굳이 다른 통신사로 번호이동을 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통사들은 기존 고객 유지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단통법 시행 이후 번호 이동은 줄어든 대신 기기 변경이 크게 늘었다”라며 “기존 고객들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장기 고객들은 더 많은 혜택을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 KT, 장기·결합고객 겨냥 ‘풍성한 쿠폰’
KT는 장기고객과 결합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지난 2월부터 KT는 이동전화를 2년 이상 사용한 장기고객 총 700만명에게 연4회 골라쓸 수 있는 쿠폰(팝콘)을 제공하고 있다. 3월부터는 ‘올레 패밀리박스’ 서비스도 강화했다.
올레 패밀리박스는 지난해 10월 출시된 ‘가족혜택 플랫폼 서비스’로 KT 결합 상품에 가입한 가족끼리 데이터와 멤버십 포인트를 손쉽게 공유하고 매월 보너스 데이터와 멤버십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이밖에도 지난달부터 등록된 모든 가족구성원의 생일마다 케이크 쿠폰을 제공하고 매월 100곡의 무료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 SK텔레콤, VIP 무한대 등 멤버십 서비스 ‘UP’
SK텔레콤도 기존 고객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의 기존 고객 서비스 강화 방향의 핵심은 멤버십 서비스 강화다. 올해 초 멤버십 등급별 할인 한도를 높이고 VIP 고객에게는 할인한도 없이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오는 18일부터는 고객이 자주 이용하는 제휴처의 할인율을 조정할 수 있는 ‘내맘대로 멤버십’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뚜레쥬르’와 ‘빕스(VIPS)’, ‘피자헛’, ‘씨유(CU)’, ‘11번가’ 등 5개 제휴처 할인율을 고객이 최소 5%에서 최대 30%까지 5% 단위로 설정할 수 있는 서비스다.
■ LG유플러스, 18개월 이상 가입자 추가 할인
LG유플러스도 지난달 24일 스마트폰을 18개월 이상 이용하는 가입자에게 요금을 추가로 할인해주는 ‘LTE플러스 파워할인’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18개월 이상 같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그동안의 납부금액별로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
가입 후 18개월까지의 누적 납부액이 40만원 이상이면 10%, 60만원 이상이면 20%, 75만원 이상이면 30%, 100만원 이상이면 40%까지 기존 약정할인 외에 추가 할인을 해준다. 이밖에도 고객이 생활 속에서 느끼는 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다양한 할인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박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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