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 외국인선수 특혜 형평성 논란

▲ 어윈_시스코. kt wiz 제공

“우리는 용병 하나 더 주면 안 되나?” 프로야구가 열리는 더그아웃에서는 매 경기시작 3시간 정도를 앞두고 양 팀 감독과 기자들 간의 대화가 이뤄진다.

경기를 앞둔 각오, 현재 팀 분위기 등이 오고 간다. 신생구단 kt wiz 조범현 감독은 이 시간에 자조 섞인 어조로 이 같은 말을 종종 내뱉었고, 기자들은 그때마다 농담이겠거니 생각했다.

5일 현재 kt의 성적을 보자면 단순 빈말로 들리진 않는다. kt는 3승25패 승률 0.107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정규시즌 개막 후 한 달 정도밖에 안됐으나, 1위 삼성(19승9패)과는 승차가 무려 16경기다. 9위 LG(13승16패)와도 10경기 가까이 난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 대해 “시즌 전부터 예상했던 결과”라면서도 “이 정도로 기존 팀과 격차를 보일 줄을 몰랐다”며 역대 최저 성적이 제기하고 있는 동시에 리그의 질적 하락을 우려하고 있다.

kt는 올 시즌 신생구단 특혜로 외국인 선수 4명과 계약했다. 투수 필 어윈, 앤디 시스코, 크리스 옥스프링, 내야수 앤디 마르테가 그들이다. 지난 2013년 1군에 진입한 제9구단 NC 다이노스도 kt와 같은 특혜를 누렸다. NC는 당시 기존 팀보다 한 명 더 많은 외국인 투수(3명)를 보유했다.

NC는 ‘에이스 트리오’로 불리는 아담 윌크-찰리 쉬렉-에릭 해커의 활약에 힘입어 데뷔 첫해 7위(52승4무72패)라는 호성적을 거뒀다. 같은 특혜에도 두 신생구단이 전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kt 외국인 선수들의 기량이 뒤떨어지고 있는 것이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kt가 NC와 마찬가지로 ‘외국인선수 +1’ 혜택만을 받기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2013년과 달리 올 시즌에는 각 구단에 외국인 타자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kt가 외국인 타자를 한 명 더 보유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타자가 재등장한 지난 시즌에 NC도 1명의 외국인 타자만을 운용했다고 반박하지만, 당시 NC 타선은 데뷔 첫해를 보내고 나성범ㆍ권희동, 이호준ㆍ이종욱 등 신구조화가 이뤄진 상태였다.

반면 kt는 이렇다 할 자원이 없다. 조 감독이 “타격이 안 터져도 너무 안 터진다”고 답답함을 토로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트레이드로 공격력을 강화하곤 있다만, 이 또한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시즌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 외국인 선수를 추가로 투입하는 것은 또 다른 ‘형평성 논란’을 낳는다는 지적이다. 이미 여러 번 kt와 경기를 치른 구단이 있는가 하면 단 한 차례도 만나지 구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야구계 한 관계자는 “이제 와 kt에 외국인 타자 한 명을 더 내준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외국인 선수 교체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