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우식 인천도시공사 사장
“자산의 가치를 극대화 시키며 부채를 줄여나가는 것이 진정한 구조조정입니다.”
인천도시공사 김우식 사장(61)은 “도시공사가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자산 가치를 높여 나간다면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며 “우리가 스스로 위기를 극복하며 인천시 재정을 살리는 길이 도시공사 호(號)의 목표이자 나갈 방향”이라고 강조한다.
지난 1월 2일 취임한 김 사장은 유동성 개선과 부채 감축, 핵심사업 추진과 미래 성장 동력 발굴, 관광경쟁력 강화, 공기업 본연의 역할 수행 등을 4대 경영 전략으로 삼아 ‘스스로 극복하는 도시공사’를 추구하고 있다.
Q 얼마 전 취임 100일을 맞았다. 도시공사의 현재 상황을 헤쳐나가려면 어떠한 처방이 필요한가.
A 우선 부채가 가장 큰 문제인데, 그 부채는 땅에 묻힌 채 현금화되지 않았을 뿐이다. 이에 따라 도시공사의 대표적 자산인 부동산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수년 전 대형 아파트가 잘 팔리던 시절에 세웠던 도시이용계획을 현실에 맞게 변경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시의 신속한 지원이 절실한 대목이다. 지구단위계획으로 수요가 많은 소형 아파트로 바꿀 수 있도록 변경해야 한다. 시가 빨리해주면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개발과 매각이 촉진돼 부채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이는 시의 부채가 해결되는 것이기도 하다. 검단, 영종, 도화지구 등 모두가 해당된다.
Q 재정난 해결을 위해 LH와 50대50 지분으로 추진 중인 검단신도시 사업지분을 LH에 넘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부 있는데.
A 이 문제는 논의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 검단신도시는 도시공사의 미래를 보장할 수 있는 무한 잠재력을 가진 사업이다. 검단은 수도권 내에 유일한 대규모 택지개발 지구이다.
정부가 대규모 택지 개발 중단을 선언하고, 택지개발법이 폐지되면서 당분간 대규모 택지개발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단은 희소가치와 함께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 수도권 유일의 대규모 택지인 검단을 LH에 넘긴다는 것은 인천시민의 자존심 문제이기도 하다.
이제 와서 시민에게 사업(총 사업비 11조 원 중 4조 5천억 원 투입)을 포기한다고 하기에는 이유가 너무 궁색하다. 특히 수도권 유일의 대규모 택지인 검단은 인천시와 시민 중심으로 개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LH 계획에 따라 개발되면 안된다.
검단은 공항 30분, 서울 30분 거리의 중간에 있는 좋은 땅으로, 현금화될 가능성이 높다. 도시공사의 유동성도 완전히 해결돼 검단사업을 진행할 능력이 충분하다. 다만, 개발계획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현재 개발계획은 8년 전인 2007년에 세워진 것으로, 현재 상황에 맞도록 조정이 필요하다.
Q 구조조정은 일단락됐나.
A 정리됐다. 구조조정 중 통상적으로 쉬운 것이 인력 구조조정이다. 일정 인력을 잘라내고 몸싸움만 하면 된다. 생산직의 인건비가 총 매출의 30~40%를 차지하는 제조업체는 인력 구조조정의 효과가 빨리 나타난다. 하지만, 도시공사 직원 300명(관광공사 이직 계획 70명 제외)의 1년 인건비는 200억 원이다. 매출 5조 원 살림을 감안하면, 전직원의 절반을 잘라도 구조조정 표시도 안 난다.
인력 구조조정한다고 계획을 짜고 하다 보면 성과도 없이 1년이 지나간다. 오히려 경영성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인력 구조조정은 답이 아니다. 시와 시의회에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진정한 구조조정은 사업 구조조정이다. 정리해야 하는 사업, 포기해야 하는 사업 등 버릴 것은 버리고, 진행해야하는 사업은 리폼을 통해 사업성을 높이는 구조조정을 해 나가겠다.
검단, 영종, 송도, 도화지구 등에 상당한 사업비가 투입된 상황으로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 평형 수, 세대 수, 임대주택 및 상가 비율 조정 등을 통해 사업 수지 향상 방안을 추진하겠다.
Q 미단시티 카지노 등 영종도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속도가 나지 않고 있는데 해결 방안은.
A 영종도는 우선 일반 내륙 도시와 차별화된 관광 특화구역으로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 마카오 등에서 중국의 싹쓸이 관광객을 견제하면서 중국 관광객이 갈 곳이 마땅치 않다. 중국 관광객은 2~3일 기간의 주말 관광객이 많다. 미국 등은 시간상으로 갈 수 없고, 한국 특히 영종이 지리적으로 적격지이다.
중국 내 직항로도 인천국제공항이 가장 많다. 영종에 아시아 최대 면세점을 유치하면 중국 관광객이 복잡한 서울까지 갈 필요가 없다. 이와 함께 카지노 등 위락시설을 마련해 쇼핑하고, 먹고 놀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카지노는 한 곳에 모아 놓아야 시너지가 크다.
한국의 카지노를 모아 놓을 수 있는 곳이 바로 영종이다. 영종지역은 무비자까지 허용되면 세계적으로 명품 관광 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확신한다.
중국에는 부자들이 많다. 영종에 최고급 호화 빌라, 별장 등 비싼 주거시설을 지어 팔 수 있다. 영종도는 일반 도시 개념이 아닌 한국의 작은 마카오나 홍콩 개념으로 개발해야 한다.
Q 인천경제자유구역이 좋은 입지에도 10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데 원인은.
A 각 지자체는 무엇이든 우리 동네에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국가 정책적으로는 발전 가능성이 있는 인천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지만 정치적 논리 때문에 어려운 것 같다. 소위 표준화 논리이다.
조심스러운데 공무원들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면 이해관계 등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반론과 반발 등을 감당하기를 기피한다. 인천이 중앙정부에 강력히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은 것 같다.
인천에 필요하다고 결정되면 중앙정부에 강력히 요구해 논쟁도 벌여야 하는데 인천이 소극적이다 보니, 당연히 중앙정부도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대해 손을 놓은 격이다.
Q 부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A 도시공사 부채가 최근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이 사실이고, 또 현재 가장 큰 현안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는 부채를 대폭 줄여나가는 계획을 수립했다. 우선 올해 4천768억 원의 부채를 갚는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3년간 총 1조 7천826억 원의 부채를 줄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투자유치 등을 통해 1조 2천억 원의 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총 이자 부채 7조 2천억 원(평균이자 4.5%) 중 3조 원을 2.5%의 저리로 전환해 600억 원씩을 절감한다.
Q 직원들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다 진작책이 있는지.
A 개인적으로는 인력 구조조정을 안 한 것이 다행이다. 우리가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면서 시의 재정까지 지원한다면 직원들도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도시공사의 가장 큰 자산은 직원들이다. 직원들도 활력을 가지려면 실력을 갖춰야 한다. 자발적인 학습 모임을 만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유제홍기자
사진=장용준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