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보다 무기력한 경기내용 문제 트레이드로 전력 보강 필요하지만 모기업 외면에 시민 관심도 식어가
“우리가 100% 전력을 가동한다고 해도 상대가 80% 이상이면 이길 수가 없어요.”
프로야구 kt wiz 한 관계자의 말이다. kt가 연패를 거듭하고 있다. 26일 현재 시즌 23경기를 치른 kt는 3승20패를 기록, 10개 팀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개막 11연패 이후 넥센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두고, 지난 22일 SK전에서 홈 첫승의 감격을 누렸으나 그것도 잠시였다. kt는 이후 또다시 4연패의 늪에 빠졌다.
kt의 연패는 예상된 수순이었고, 최하위도 충분히 예견됐지만, 문제는 무기력한 경기 내용에 있다. kt는 23경기 가운데 17경기에서 3득점 이하에 그치는 빈공에 시달렸다. 영봉패도 3번이나 당했다. kt의 경기당 평균 득점은 2.69점에 불과하다.
이같이 떨어지는 득점력으로는 승리를 거두기 어렵다. 조범현 kt 감독도 0대3 영봉패를 당한 지난 25일 넥센전 직후 “공격이 이렇게 부진해서는 이길 수가 없다”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야구계와 언론에서는 지난 2013년 1군에 진입한 9구단 NC처럼 트레이드를 통한 전력 상승을 꾀하라고 조언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kt는 지난 20일 LG와 1대2 트레이드를 단행하기 이전에 한 구단과 선수 트레이드를 놓고 심도있는 논의를 했다.
당시 이 구단은 KBO리그의 질적 향상이란 대승적인 차원에서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트레이드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 구단은 주전 경쟁에서 밀린 야수 2명을 보내는 조건으로 kt에 젊은 투수 1명과 현금 3억원을 제안했다.
kt도 이를 수용해 트레이드는 성립되는 듯했지만 현금을 쥐고 있는 모기업 스포츠마케팅팀에서 ‘현금 지급 불가’ 결정을 내리면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t구단 관계자는 “FA 영입 때도 그렇고, 이렇게 투자가 없어선 전력 상승효과를 낳을 수 있는 트레이드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며 개탄했다.
모기업이 이처럼 ‘나 몰라라식 행정’을 펼치면서 kt의 연패 탈출구는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자 kt의 수원 입성을 반기던 시민들의 관심도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다.
회사원 최모씨(30ㆍ수원 영통구)는 “3억도 투자 안하는 모습에 실망이 컸다”고 말했고, 택시기사 이모씨(48ㆍ수원 팔달구)는 “매일 지는 게 일인데, 사람들이 야구를 보러 가겠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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