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연패 후 고대하던 첫 승 순간 팬·치어리더까지 감격의 눈물 ‘이제부터 시작’ 열띤 응원 약속
지난 11일 오후 8시16분, 서울 목동야구장 1루 응원석은 황홀한 밤의 축제 속으로 빠져들었다.
프로야구 제10구단 kt wiz가 창단 첫 1군 승리가 확정된 순간이었다.
시즌 개막 후 11연패를 당하고, 2013년 1월17일 창단 후 815일 만에 거둔 값진 1승이었다. 또 지난달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정규시즌 첫 경기를 치른 뒤 보름 만에 거둔 승리였다.
막내 kt에겐 가혹한 보름이었다. 1986년 창단한 빙그레(현 한화)는 3연패 뒤 첫 승리를 맛봤고, 쌍방울은 1991년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바로 위 형’인 9구단 NC 다이노스도 7연패 끝에 1승의 기쁨을 맛봤다.
간절히 기다렸던 짜릿한 첫 승리, 목동구장 1루 응원석에 앉아 있던 kt 팬들은 일제히 일어서 “kt wiz”를 목청껏 외쳐댔다. ‘드디어 1승, kt wiz의 야구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눈물을 보이는 몇몇 여성팬들이 보였다.
그동안 마음고생이 컸던 치어리더들도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서로 부등켜 안았다. kt wiz 치어리더 이미래씨는 “너무나도 간절히 바랐던 첫승이기에 그동안 매 경기 팬들과 응원했던 순간이 생각나면서 나도 모르게 기쁨의 눈물이 흘렀다”고 말했다. 그녀는 “신생 구단이기에 팬층이 아직 얇다.
그렇지만 우리 팬들은 인원 수에 상관없이 정말 열성적이다”며 “기적을 일으킬 수 있게 앞으로도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kt wiz 프런트의 기대도 간절했다. 홍보팀 한 관계자는 이날 목동구장에서 화장실도 참고, 넥센측에서 주는 식사, 커피, 다과 등을 먹지 않으며 승리의 주문(呪文)을 걸었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먹으면 신세를 지는 것 같았다. 간절한 소망 주문이었는데 통했다”고 말해 첫 승을 거두기까지 관계자들이 얼마나 남모를 마음고생을 했었는지 짐작케 했다.
kt는 첫 승의 여세를 몰아 12일 넥센과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5대3 승리를 거두며 첫 연승을 기록했다. 첫 승의 멍에를 벗어던진 kt의 앞으로 행보가 기대된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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