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진 감독 “기적을 일궜다, 다음 시즌도 새로운 도전”

“한마디로 기적입니다. 저를 믿고 따라준 선수들과 팬들의 성원,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하나돼 일군 기적입니다.”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대전 삼성화재를 3대1로 꺾고 3전승으로 첫 패권을 안은 안산 OK저축은행 김세진(41) 감독은 ‘기적’이란 말을 수 차례 반복했다.

초보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고 창단 2년 만에 우승을 일궈낸 김 감독은 “우승은 하늘이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의 힘이 하나가 돼 정말 기적을 일으켰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하면서 “삼성화재의 전력에 맞춰서 전략을 짜기보다는 우리팀의 전력을 재정비하는 데 신경을 썼고, 특히 포지션과 블로킹에 역점울 뒀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3세트에서 갑자기 페이스가 떨어져 ‘이러다가 무너지겠다’는 생각에 한 번에 선수들을 다 뺐다”며 “상대 리듬에 끌려가기 싫어서 그런 것으로 올 시즌 내내 썼던 전략이다. 결과적으로 이 것이 적중했다”며 위기 순간에 발한 자신의 전략을 소개했다.

선수시절 이날 자신이 상대한 삼성화재 소속으로 숱한 우승을 경험했던 김 감독은 “선수 때는 몸으로 뛰고 내 일만 하면 되는데 감독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신경 쓰고 만들어가야 했다”며 “시몬을 센터에서 라이트로 바꾼 것도 큰 모험이었다”고 지난 시즌을 회상했다.

이어 그는 “유니폼 가슴에 ‘위안’을 빨간 글씨로 강조했지만, 누가 누굴 위해 위안을 해주겠나. 세월호 희생자와 그 가족들이 겪은 아픔을 우리는 알 수 없다.

다만, 제자리에서 보여주기가 아닌 진정성 있는 스킨십으로 함께하고자 했다”고 설명한 뒤 “유가족과 시민들이 저희를 보고 위안 삼으시라는 말씀은 절대 안 드리겠다. 진정성 있게 끝까지 함께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감독은 “삼성화재의 아성은 깨진것이 아닌 아직도 견고하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 배우는 자세로 다음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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