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챔피언결정전에서 MVP에 선정된 안산 OK저축은행의 레프트 송명근(22)은 김세진 감독의 혹독한 조련이 성장의 자극제가 됐다.
유독 프로 2년차 송명근을 혹독하게 다룬 김세진 감독은 지난해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뽑혔을 때 “제발, 팀에 손해되는행동은 하지 말고 오라”고 질책했고, 정규리그 중 송명근이 조금이라도 풀어져 있으면 “너 그렇게 배구 잘하냐”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챔피언결정전에 돌입하자 김 감독은 송명근에게 경기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꺼내지 않으며 “잘했다. 많이 성장했다”고 칭찬했다.
명장이 유망주를 키우는 방법과 흡사하다. 송명근은 “감독님 말씀이 모두 맞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좋은 선수가 되고 싶었다”고 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송명근은 ‘김세진 감독이 원하는 선수’가 됐다. 송명근은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을 포함, 챔프전 3경기에서 49점을 올리는 맹활약으로 MVP에 선정됐다.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15득점, 공격성공률 65%, 2차전 14점, 공격성공률 60.87%로 활약하며 무릎이 아픈 외국인 공격수 로버트랜디 시몬을 도왔던 송명근은 3차전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었다.
송명근은 1세트 6-6에서 퀵 오픈을 성공했고, 서비스 라인에 들어서 강력한 서브로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8-6에서는 연속 서브 득점으로 스코어를 벌렸다. OK저축은행이 승기를 잡은 순간이었다.
송명근은 “내 강점은 서브다. 서브가 약하면 상대 외국인 공격수 레오에게 쉽게 공격을 허용한다는 생각을 해 강하게 서브를 넣었다”며 “경기 전부터 ‘어디에 서브를 넣겠다’는 계산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이후에도 송명근은 적극적으로 오픈, 후위 공격에 가담하며 20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은 무려 62.96%를 기록하는 등 이날 송명근은 제2의 공격옵션이 아닌 OK저축은행을 이끄는 최고의 공격수였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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