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과 함께 기적을'…OK저축은행이 부른 희망가

▲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과 삼성화재의챔피언 결정 3차전에서 3대1로 승리, 창단 2년 만에 챔피언 자리에 오른 OK저축은행 선수들이 우승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고지 안산시를 가슴에 품은 프로배구 남자부 안산 OK저축은행이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새 챔피언으로 등극했다.

OK저축은행은 1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대전 삼성화재를 3대1로 꺾고 3전승으로 창단 2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OK저축은행은 올 시즌을 앞두고 쿠바 출신 특급 센터 로버트랜디 시몬을 영입하며 전력을 수직 상승시켰다.

시몬과 송희채·이민규·송명근 등 ‘경기대 트리오’의 조화가 OK저축은행을 강팀으로 만든 것은 사실이지만, 연고지에 밀착하려는 구단의 노력이 없었더라면 프로팀으로서의 가치는 덜했을지도 모른다.

‘We Ansan!’, ‘기적을 일으키자!’, ‘안산에 용기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대형 글귀들이다. 안산은 지난해 4월, 지워지지 않을 아픔인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이 살았던 도시다. 지역 주민들이 슬픔에 잠겨 있던 지난해 7월 OK저축은행은 ‘우리는 안산이다’는 의미의 새 슬로건 ‘We Ansan!’을 발표했다. 최선의 경기와 창단 2년차 우승이라는 기적을 안산 시민과 함께하겠다는 취지였다.

슬로건의 ‘We’와 ‘An’을 같은 붉은색으로 칠해 ‘위안’이 되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올해 초에는 모기업을 상징하던 기존 엠블렘을 아예 ‘We Ansan!’으로 바꾸면서 안산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2013-2014시즌 임시 거처로 지내다가 지난해 초 공식 연고 협약을 맺은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안산 시민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노란색 OK저축은행 유니폼으로 안산 거리를 물들였다.

안산시는 한 술 더 떠서 안산 와스타디움 인근에 6천∼8천석 규모의 새 배구장을 지어 현재 좌석이 2천280석에 불과한 상록수체육관을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이날 OK저축은행은 안산 시민과 함께 정상에 올랐고, 창단 2년차 우승이라는 기적의 동화는 그렇게 현실로 이뤄졌다.

홍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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