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 개막경기 열린 케이티 위즈 파크

먹구름이 짙게 깔린 하늘에서 가랑비가 쉴 새 없이 내렸고, 안개까지 자욱했다.

플라즈마 조명이 비치는 녹색 다이아몬드만이 유독 화려했다. 프로야구 kt wiz의 역사적인 홈 개막전을 1시간여 앞둔 31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 오전부터 가랑비가 내리자 kt 관계자들의 얼굴은 근심이 가득했다. 모든 직원이 개막경기를 위해 한달 전부터 주말을 반납한 채 밤샘작업을 해왔다.

스마트 티켓, 스마트 오더, GiGA 비콘 서비스 등 kt의 우수한 ICT 기술을 야구에 접목시켜 차별화된 팬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인먼트 점검과 시범경기에서 드러난 미비점에 대한 보완이 개막 하루 전까지 이어졌다. kt 관계자는 “비가 와도 무조건 해야 된다”며 개막전 취소를 우려했다.

이들의 소망이 통했는지 부슬부슬 내리던 빗방울은 더 이상 굵어지지 않았고, 경기장 주변도 활기가 넘쳤다. 케이티 위즈 파크 광장 쪽에서는 브라질 타악 퍼포먼스 그룹인 ‘라퍼커션’의 환영 공연이 펼쳐져 개막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개막 행사와 더불어 kt와 삼성 라이온즈의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경기가 열린 이날 케이티 위즈 파크에는 1만8천886명 관중이 모였다. 지난 2007년 10월5일 마지막 경기가 열린 이후 무려 2천734일 만에 열리는 공식 프로야구 경기를 직접 보기 위한 발걸음이었다.

경기 시작 예정 시간인 오후 6시30분이 다가오자 관중들의 시선은 마운드를 향했다. 베일에 가려져 있던 시구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궁금증이었다.

그러던 찰나 “무인시구를 준비했다”는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와 함께 전광판 상단에 설치된 수원 화성을 상징화한 조형물 가운데서 섬광이 번쩍였다.

전광판 윗부분에서 연결된 줄을 따라 ‘불꽃 시구’가 홈 플레이트까지 힘차게 뻗어 도달하자 홈 경기 시작을 알리는 폭죽이 터졌다. 폭죽과 함께 치솟은 자욱한 연기가 걷히고, 오후 6시28분 구심의 ‘플레이볼’이 선언됐다. 수원 야구가 7년 동안 달고 있던 ‘산소 호흡기’를 떼고, 힘찬 숨을 내쉰 순간이었다.

조성필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