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챔프전 IBK기업銀 2연승 이끈 ‘김희진’ 2차전 4세트 10득점 뒤집기쇼
“캐치볼 파울 판정을 받은 뒤 너무 속상해서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열을 받아 독기를 품고 때린 것이 잘 먹혔습니다.”
여자배구의 ‘신흥 명가’ 화성 IBK기업은행의 ‘토종 에이스’ 김희진(24)은 지난 29일 성남체육관에서 열린 성남 한국도로공사와의 NH농협 2014-2015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2차전 4세트에서 만 혼자 10득점을 올리는 맹활약으로 팀의 2연승을 이끈 뒤 비로소 자신의 몫을 했다는 듯 환하게 웃었다.
이날 4세트에서 김희진의 활약이 없었다면 기업은행은 자칫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세트 스코어 2대1로 앞선 가운데 맞이한 4세트에서 기업은행은 니콜 포셋이 이끈 도로공사에 13-18로 이끌리며 승부가 마지막 5세트로 넘어갈 위기에 처해있었다.
설상가상으로 김희진의 중앙공격이 캐치볼 판정을 받아 도로공사에 점수를 헌납했다. 캐치볼 판정에 김희진은 펄쩍펄쩍 뒤었고, 이후 그녀의 태도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14-19로 크게 뒤진 상황서 김희진은 이동공격 2개와 밀어넣기 등으로 연속 3득점을 올려 추격의 불씨를 살렸고, 상대 니콜의 범실로 마침내 19-19 동점을 이룬 뒤 매치 포인트까지 3점을 더 추가하는 등 혼자 10득점을 올려 기업은행이 3대1 승리로 2연승을 거두는 데 앞장섰다.
이틀전 1차전에서 단 8득점에 그친 부진을 일거에 만회하고도 남는 활약이었다. 칭찬에 인색한 이정철 감독 조차 “1차전에 부진했던 김희진이 정말 중요할 때 역할을 해줬다. 특히, 니콜의 상승세를 꺾는 원맨 블로킹은 결정적이었다”고 추켜세웠다.
김희진은 그동안 주포인 데스티니 후커와 더불어 경기당 평균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토종 에이스’의 역할을 충실히 했지만, 중요한 챔피언전 1차전서 8득점에 그치며 무척 자존심이 상했었다고 한다. 이날도 3세트까지 10득점에 그쳤던 김희진이 가장 중요한 때에 에이스의 존재감을 보여준 것이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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