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강심장’이 되라

시범경기서 잇단 수비실수로 대패 경험 부족한 선수들 1군 적응 숙제

5회말 무사 만루 상황. kt 투수 엄상백(18)이 던진 공이 넥센 유한준 방망이 끝에 걸렸다.

타구는 유격수 김선민(25) 앞으로 굴러갔다. 수비에 따라 병살 처리도 가능한 코스였다. 하지만 수비 하나에서 모든 것이 꼬였다. 김선민은 캐치 과정에서 공을 놓쳤고, kt는 실점했다. 스코어는 2대3.

만루상황이 이어졌다. 결국 kt는 이후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에게 만루 홈런을 맞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사실상 승부가 갈리는 순간이었다. 지난 8일 프로야구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신생’ kt wiz와 넥센 히어로즈의 시범경기가 열린 서울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kt는 이날 넥센에 4대10으로 크게 졌다.

경기가 끝난 뒤 조범현 kt 감독은 “수비수들이 투수를 도와주지 못했다”고 패인을 진단했다. 실제로 kt는 이날 5회말 김선민의 실책 외에도 수비에서 불안한 장면을 여러번 연출했다.

이는 비단 이날 경기에만 해당되는 지적이 아니다. 전날 경기에서도 kt는 선발로 마스크를 쓴 포수 안중열(20)이 블로킹에서 문제점을 노출하며 실점해야 했다.

외야수들은 베테랑 김상현(35)과 이대형(32)이 나섰음에도 원활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 같은 모습에 투수들의 어깨는 천근만근 무거워졌다.

kt는 스프링캠프에서는 물론, 시범경기 개막 이전까지 반나절 이상을 시뮬레이션 게임을 통한 수비 연습에 시간을 소비했다. 그런데도 실수를 했다. 왜일까. 선수들의 경험부족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kt 선수 대부분은 1군 경험이 없다. 때문에 같은 상황에 처하더라도 체감하는 압박감은 기존 선수들보다 더욱 심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따라 반사적인 플레이까지 몸이 따라주지 않게 되고, 경기에 돌입하면 생각지 못한 곳에서 실수가 나온다는 것이다.

NC 다이노스도 데뷔 시즌 초반 경험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며 21경기 가운데 17패를 당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선수들이 1군 무대에 적응함에 따라 반등을 일궈냈다.

NC의 선례처럼 kt도 하루빨리 1군 무대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 감독도 “선수들이 전체적인 1군 경기 스피드에 빨리 적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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