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시 후, 첫 학사 졸업장 ‘감격의 눈물’

김성주 고양경찰서 경위 항공대 우주법학과 졸업

“그동안 초중고 검정고시 합격증만 받다가 이번에 첫 졸업장을 받아보니 세상 모든 것을 얻은 것 같습니다”

지난달 26일 항공대학 우주법학과 학부과정을 졸업한 고양경찰서 김성주(54) 경위는 그토록 원했던 ‘졸업장’을 손에 쥐었다.

그가 졸업장에 애착을 갖은 것은 지난 60년 고양시에서 3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나 어려운 집안 형편으로 초등학교도 못갔기 때문이다. 또래 아이들이 교복 입고 학교 갈 때, 수학여행 갈 때 집안일을 도우며 부러운 동경의 눈으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이 때문에 학력 제한이 없던 방범대원으로 지난 1983년 사회생활을 시작한 뒤, 초·중·고교를 모두 검정고시로 마쳤다. 그는 방범대원 생활을 하면서 지켜본 경찰이란 직업에 매료돼 지난 90년 경찰임용 시험을 치르고 입문한 뒤 대학에 도전했다.

김 경위는 “검정고시로 초·중·고까지 마쳤지만 모두 졸업장이 아닌 합격증만 받았다”며 “남들처럼 졸업장을 받고 싶어 대학에 진학했다”고 했다. 경찰과 학업이란 일을 병행했던 그는 사회봉사를 하면서 또 다른 눈을 뜨게 됐다고.

그는 “경찰 업무를 하면서 어려운 이웃의 삶의 현장을 목격하고 ‘사랑의 연탄 나눔’ 봉사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어렵고 힘들게 사는 소외계층이 너무나 많은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이 그를 동국대학교 행정대학원 사회복지 전공에 도전하게 만들었다.

김 경위는 “오늘 나의 졸업장은 항상 옆에서 용기를 준 아내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대학원 졸업 뒤에는 그동안 사회에서 받은 따뜻한 온정과 은혜를 되갚기 위해 은퇴 후에 어렵고 소외된 이웃들을 찾아다니며 평생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양=유제원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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