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 고천동 고봉중ㆍ고등학교(교장 한영선, 서울소년원)는 매월 특별한 졸업식이 열린다.
매월 졸업을 하는 것도 특이하지만, 졸업하는 인원이 적게는 10여 명에서 많게는 20여 명 밖에 되지 않는 것도 이색적이다.
2013년 4월 고봉중ㆍ고등학교에 한영선 현 교장이 부임하면서 매달 형식적으로 이뤄지던 퇴원식이 졸업식으로 바뀐 것이다.
부모가 찾아 와 수용 중인 학생을 데려가는 퇴원식절차와는 달리 현재 졸업식은 축제 그 자체다. 한명 한명의 사연이 담긴 동영상과 부모들이 눈물로 쓴 편지, 미래를 향한 나의 다짐이 어우러진 축제의 장으로 바뀌었다.
지난 27일 열린 졸업식은 평소보다 많은 28명의 학생이 졸업, 이 가운데 13명이 대학에 합격해 3월이면 대학생이 된다.
대학생이 되는 김모군은 남다른 사연이 있어 많은 축하를 받았다. 아버지와 오랫동안 떨어져 할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키다 고봉중ㆍ고등학교에 오게 됐다.
마술 관련 대학에 합격해 특별 졸업생으로 선정된 김 군은 졸업을 앞두고 치료감호소에 수감 중인 아버지를 오랜만에 만나 학교에서 배운 마술을 선보이고 대학에 진학한다는 사실도 알렸다.
오랜 방황을 끝내고 졸업과 함께 새로운 시작을 하겠다는 다짐을 한 김군의 아버지는 “정말 해준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잘 자라줘서 고맙다”며 꼭 안아주었다.
이번 졸업식에는 또 하나의 축제가 덧붙여졌다. 졸업식에 앞서 졸업장 전수식이 거행된 것이다. 이날 졸업장을 전수받은 32명의 학생은 자신이 고봉중ㆍ고등학교에 전ㆍ편입하기 전 다니던 학교의 졸업장을 전수받았다.
졸업장을 전수받은 황모군은 “비록 졸업장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지는 못하지만, 졸업하는 다른 친구들을 보면서, 지금도 많이 변했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졸업할 때는 더 많이 변화된 나를 어머니께 보여 드릴 것”이라며 남은 기간에 열심히 생활할 것을 다짐했다.
또한, 불교 자진회(회장 윤정선)와 불교여성개발원에서 300만 원과 370만 원의 장학금이 관동대학교 행정학과에 진학한 문모군 등 9명의 학생에게 전달돼 축제의 기쁨을 한층 더했다.
윤 자진회장은 “남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열심히 노력해 대학진학의 성과를 거둔 학생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며 축하인사를 했다.
한편, 고봉중ㆍ고등학교는 많은 후원을 실시한 유영호 자혜장학회 회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은 감사패를 전달했다.
의왕=임진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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