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맞대결, 이승현이 웃었다

▲ 25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와 서울 삼성의 경기에서 이승현(오른쪽)이 김준일의 공을 스틸하고 있다. KBL 제공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 신인 이승현은 시즌 초반만 해도 신인왕 후보 0순위로 꼽혔다. 오리온스의 개막 후 8연승을 이끌면서 1순위 신인다운 위용을 뽐냈다. 자연스레 ‘괴물 신인’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었고, “신인왕은 떼놓은 당상”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2라운드에 접어들면서 ‘경쟁자’ 서울 삼성의 김준일이 무섭게 치고 올라섰다. 그는 신인답지 않은 활약을 연일 펼치며 꼴찌팀 삼성의 유일한 희망으로 떠올랐다.급기야 지난 18일 서울 SK와의 경기에선 37점을 몰아넣으면서, 올 시즌 국내 선수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신인왕 경쟁 판도도 크게 요동쳤다. 시즌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팀 성적에선 이승현이, 개인 성적에선 김준일이 앞서며 백중세를 이루게 된 것이다.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왕 자리를 놓고 이승현과 김준일이 25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올 시즌 정규리그 마지막 맞대결을 벌였다. 이날 경기를 하루 앞두고 이승현은 “평소와 같이 준비했다”며 “팀 승리를 위해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김준일과의 승부에 대해선 “맞대결보다는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면서 좋은 팀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조심스럽긴 김준일도 매한가지였다. 그는 “부상 없이 최선을 다 하는 경기를 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코트 밖 이 같은 발언과 달리 이들의 마지막 승부에는 한 치의 양보가 없었다. 경기 초반부터 김준일(14점ㆍ8리바운드)이 득점에 성공하면, 이승현(16득점ㆍ4리바운드)이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팽팽했던 승부의 추는 2쿼터 들어 이승현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오리온스가 선수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점수 차를 벌리기 시작한 것. 22대22로 시작한 전광판 스코어는 2쿼터가 끝나자 46대33으로 바뀌어 있었다. 후반에도 일방적인 흐름은 계속됐다. 결국 이승현과 김준일의 맞대결은 오리온스가 삼성을 102대69로 완파하면서 이승현의 판정승으로 판가름났다.

이승현은 “좋은 경기를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면서 “대학 시절 (김)준일이와 맞붙은 중요 경기에서 많이 이겨본 것이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플레이오프에서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게끔 남은 3경기도 잘 준비해 다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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