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형 혁신학교 시작부터 ‘삐걱’… 3월 한달 ‘무혁신 학교?’

서흥초 등 10개교 늑장 교육과정 다음달 말에나 최종 확정 될 듯
시교육청 홍보물 ‘개념설명’ 수준 해당 학교 신입생 학부모 불안감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의 핵심공약 사업인 인천형 혁신학교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올해 첫선을 보이는 혁신학교 10곳의 교육과정이 다음 달 말에나 최종 확정될 예정이어서 당장 혁신학교만의 자율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25일 인천 서흥초등학교 등 혁신학교 10곳에 따르면 이들 학교는 3월31일까지 교육과정을 확정하라는 시 교육청의 지시에 맞춰 다음 달 안으로 교육과정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 같은 일정은 일반 학교가 늦어도 2월까지 교육과정을 수립하는 것과 비교해 한 달 이상 늦어지는 셈이다.

이처럼 혁신학교 10곳의 교육과정 수립이 늦어지면서 다음 달 중순으로 계획된 학부모 총회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이들 학교가 어떻게 운영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하기도 어려워졌다.

시 교육청은 학부모총회 등을 대비해 혁신학교에 대한 동영상 등 관련 홍보물을 제작하고 있지만, 이는 개념적인 설명에 불과할 뿐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정보 등은 전혀 담겨 있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들 혁신학교에 진학하는 신입생 학부모 등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혁신학교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은 신학기부터 교육과정이 수립될 때까지 약 한 달 동안 보통의 학교와 똑같은 교육과정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학부모는 “혁신학교에 대한 기대감만 잔뜩 높혀놓고 이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준비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보통의 학교와 별반 차이 없이 운영되는 동안은 혁신학교라는 이름을 지워버리는 게 혼란을 없애는 방법”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교육청 관계자는 “혁신학교에 새로 전보(3월 1일 자 인사이동) 오는 교사들이 있는 만큼, 이들 교사의 의견 수렴도 중요하다고 판단해 교육과정 수립을 다음 달 말까지로 늦춰 놓은 것”이라며 “혁신학교는 정해진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라 학부모·학생·교사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면서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 운영되는 새로운 학교 문화의 형태이기 때문에 그 변화는 분명히 더딜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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