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KBL 리포트③] KCC, 날개 잃은 추락

SK, kt 제압하고 5연패 늪 탈출

▲ 20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전주 KCC와 서울 삼성의 경기가 끝난 뒤 KCC 선수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아쉬워하고 있다. KBL 제공

전주 KCC의 전성시대를 이끌던 선수 이상민, 추승균이 세월의 흐름 속에 감독으로 다시 만났다. 이상민은 2012-13시즌부터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뒤 올 시즌부터 삼성의 사령탑에 올랐고, 추승균은 얼마 전 감독대행을 맡았다. 20일 이 두 사람이 맞붙은 장소는 얄궂게도 11번(이상민)과 4번(추승균)이 영구 결번으로 지정돼 걸려 있는 전주실내체육관이었다.

◇ 몰락한 전통의 명가… KCC, 언제 이기나

KCC(舊 현대)와 삼성.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전통의 명가 두 팀이 격돌했다. 과거 농구대잔치 시절부터 우승을 놓고 다투곤 했지만, 이날은 사정이 달라도 너무나 달랐다. 탈꼴찌라는 목적을 안고, 마지막 자존심을 걸고 맞대결을 펼쳤다. 최근 분위기만 놓고 보자면 삼성 쪽이 나았다. 이틀 전 ‘잠실 라이벌’ 서울 SK를 꺾고 분위기를 반전하는 데 성공했다. 반면 KCC는 뒤숭숭했다. 지난 9일 허재 전 감독이 성적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추승균 코치가 감독대행직을 이어받았지만, 분위기는 쇄신되지 않았다. 지난달 28일(對 안양 KGC인삼공사)을 마지막으로 승리를 맛본 지도 어느덧 한 달이 다 돼 간다. 더군다나 홈에선 지난해 12월24일(對 인삼공사)부터 줄곧 패해 11연패 중이었다.

하지만 이날도 승리의 여신은 KCC를 외면했다. KCC는 삼성에 63대67로 졌다. KCC는 전반에 36대27로 앞섰으나 3쿼터에 삼성 김준일(18점ㆍ6리바운드)과 키스 클랜턴(6점ㆍ12리바운드)에게 거듭 실점하며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결국 KCC는 4쿼터 3분44초를 남기로 찰스 가르시아(21점)에게 3점슛을 얻어맞고 59대62로 역전을 허용, 이후 점수 차를 좁히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삼성은 64일 만에 2연승을 거두며 11승38패로 KCC와 공동 9위에 올랐다. 또한 원정경기 7연패 늪에서도 벗어났다. 이상민 감독은 “전반에 뒤지고 있다가 역전을 한 것이 다음 경기에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연패가 기폭제… SK 5연패 탈출

문경은 SK 감독은 요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규리그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순위 싸움이 한창이지만, 최근 5연패를 당하면서 3위로 주저앉았다. 2위와 3위는 차이가 크다. 2위까지는 4강 플레이오프(PO)에 직행하지만, 3위는 6강 PO로 내려가야 한다. 문 감독은 “근 몇 년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순위에 연연했던 것 같다”며 “나부터 반성하는 계기로 삼고, 선수들에게도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전창진 부산 kt 감독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긴 매한가지다. 지난 20일 인천 전자랜드를 상대로 연패를 끊긴 했지만, 최근 5경기에서 거둔 성적표는 1승4패. ‘에이스’ 조성민의 떨어진 슛 감각이 큰 고민거리다. 전 감독은 “(조)성민이가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고 있다”며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상태인데 무리해 뛰다 다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날 걱정을 한 시름 덜게 된 쪽은 문 감독이었다. 문 감독이 이끄는 SK는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정규리그 kt와의 홈 경기에서 75대60으로 크게 이겼다. 경기 한때 20점 차까지 벌리는 등 한 수 위 경기력을 선보인 끝에 거둔 완승이었다. 포워드 김민수가 19득점, 4리바운드로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김민수는 “다시 시작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져 기쁘다”라고 말했다. 문 감독도 “5연패를 끊었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다”며 “포워드들이 서로 단점을 보완해주는 등 우리만의 팀 컬러가 나온 점이 상당히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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