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남부역 대박식당 박종숙 사장
“이 만큼 살 수 있는 것이 다 도와줘서 가능했던 거여. 받았으니 있는 힘껏 나눠야지.”
부천 남부역 광장 대박식당 박종숙 사장(64)은 부천 자유시장을 주름잡는 노점 장사 35년 차 열혈 장사꾼이자 부천 봉사활동의 대모로 통한다.
지난 1980년께 사업실패 후 노름빚만 벌어오던 남편과 헤어졌을 때 그녀의 품에는 세 딸이 있었다. 혹시라도 딸들을 굶길까 그녀는 그길로 나가 부천역 자유시장 한 켠에서 좌판을 펴고 번데기, 옥수수 등을 팔며 장사를 시작했다.
어린 막내딸을 업고 좌판을 벌이며 성실하게 살던 그녀에게 이웃들의 크고 작은 손길이 큰 도움이 됐고 좌판과 노점 장사 10년 만인 지난 1990년 어엿한 식당 사장이 됐다.
그녀가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 1989년부터다. 가게도 없이 노점에서 장사를 할 때부터 이어진 그녀의 봉사활동은 바로 독거노인 밑반찬 봉사다. 사비를 털어 26년 동안 밑반찬 봉사를 하고 있는 그녀는 3년 전까지만 해도 30~40명의 밑반찬 매월 두 차례 만들었다. 지금은 명수를 줄여 10~20명의 밑반찬을 만들어 매주 수요일에 나눠주고 있다.
밑반찬 종류도 국과 김치, 마른반찬과 나물 등 7~8가지에 달한다. 매주 혼자 밑반찬을 만드는 것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그녀는 “밤부터 새벽까지 식당에서 장사를 하다보니 새벽에 틈틈히 만드는 데 그 시간에 누가와서 돕는 게 불편하다”며 “식당일을 오래하다 보니 남들보다 손이 빨라 오히려 혼자하는게 편하다”고 말했다.
그녀의 봉사활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4년 전부터 ‘깔깔깔 노래 봉사단’에 이름을 올려 요양원, 복지관, 양로원 등 매월 6~7차례 공연에 나선다. 특히, 매주 수·금요일 오후 2시 요양원 공연에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꼭 참석해 어르신들을 흥을 돋우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박 사장은 지난 2007년 복지부장관상과 2010년 국무총리상을 받았고 지난해 부천시장으로부터 감사장과 표창장을 수상했다.
박 사장은 “풍족해서 나누는 게 아니다. 노점에서 장사할 때나 지금이나 여러 시민들이 우리식당에서 밥 한끼 먹고 가는 것도 나를 도와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시민들에게 받은 도움을 돌려주기 위해 봉사활동을 시작했고 벌어서 베풀면 이보다 더 행복한 것은 없다”고 웃었다.
부천=윤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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