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신용카드 취급 늘었다지만…

영세 채소·생선가게 카드사절 고객 불편

지난 2012년 57.3%·2013년 60.4% 해마다 ‘카드취급률’ UP

농·수산물 점포는 겨우 40~50% 수준 소비자들 체감 못해

소형점포 ‘수수료 부담’ 주저… 정책 지원·활성화 대책 시급

전통시장에서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을 발급하는 점포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는 통계가 재래시장 이용객들에게 피부로 와닿지 않고 있다.

재래시장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농ㆍ수산물 점포의 카드 취급률은 여전히 낮은데다 카드 계산을 거부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21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전통시장의 카드 취급률은 지난 2011년 50.2%, 2012년 57.3%, 2013년 60.4%로 해마다 증가 추세다. 또 현금영수증 발급 비율도 2013년 현재 65.3%다.

통계상으로는 전통시장 10곳 중 6곳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거나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을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수치에도 불구, 소비자들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에 그치고 있다.

이날 찾은 수원 못골시장과 지동시장, 영동시장의 정육점과 반찬가게, 잡화 상점 등은 대부분 카드 리더기를 설치해 놓았으나, 규모가 작은 생선ㆍ야채가게 등은 현금만 받고 있었다. 이런 이유에서 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은 현찰로만 계산을 하고 있었다.

못골시장을 찾은 이모씨(40ㆍ매교동)는 “시장만의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좋아해 가족과 함께 왔는데 물건을 살 때 카드 이용이 어려워 불편하다”면서 “카드를 이용해 편리하게 장을 볼 수 있다면 더 많은 손님이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이유는 농산물과 수산물의 경우 카드 취급률이 각각 40.9%, 55.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금영수증 발급 또한 41.3%, 52.4%로, 축산물 업종의 카드 취급률(73.8%)과 현금영수증 발급(80.8%)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대부분의 상인들은 점포 규모가 작은 만큼 높은 신용카드 수수료가 부담스럽고 현금영수증 발급시 세금이 부과된다는 이유에서 현금을 선호하고 있다.

상인 A씨는 “카드 가맹을 하고 싶어도 수수료로 많게는 3%까지 가져가는데 3~4천원씩 팔면서 그 수수료를 부담하는 게 쉽지 않다”며 “차라리 현금으로 조금 더 싸게 파는 게 남는 장사”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카드 수수료 인하 등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여신금융협회와 전통시장 카드 수수료 인하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며 “정보통신기술(ICT) 도입 확산 등 카드 이용을 위한 시스템적인 지원도 계속 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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