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등 ‘유통공룡 춘추전국’… 광명상권 ‘초토화’

광명지역에 글로벌 가구 전문 기업 이케아 등 대형업체들이 뜨거운 관심과 논란 속에 속속 입점하면서 지역상권을 호령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이 지역상권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대로 지역상인들은 하루하루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4일 이케아 등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문을 연 이케아 광명점은 연면적 13만1천550㎡에 지하 3층, 지상 2층 규모로 전세계 매장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케아 매장내 가구류는 40%에 불과하고 문구류와 식품, 잡화 등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전문유통점으로 허가를 받아 대형마트와 같이 영업시간 제한이나 의무휴일제 등의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

이처럼 세계 최대 규모라는 입소문을 타고 전국 각지에서 손님이 몰려들면서 이케아는 연일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앞서 2013년 12월에는 미국의 창고형 매장인 코스트코가 입점해 성업중이다. 또한 지난달 8일에는 롯데아울렛이 광명역세권에 문을 열고 영업에 들어갔다.

이처럼 광명지역 상권이 대형유통업체간 ‘춘추전국시대’의 중심에 들어서게 됨에 따라 전통시장 상인 및 소상공인들은 매출 감소에 따른 생존권을 위협받으며 깊은 시름에 빠져 있다.

광명동 가구거리에 몰려있는 매장들은 20여 곳 중 벌써 3분의 1이 문을 닫았고 나머지 매장들도 할인판매를 하고 있지만 손님은 예년에 비해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광명시는 이들 대형업체들과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지만 현실적으로 업체들이 보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해 속수무책이 되고 있다.

하안동 아파트단지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K씨(52)는 “광명역에 대형업체들이 들어선 이후 급속도로 매출이 줄고 있어 이런 상태로는 가게를 운영할 수 없을 정도”라고 털어놨다.

광명가구거리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L씨(55)는 “평생을 가구판매를 해왔는데, 이케아의 공룡매장이 들어서면서 방문객이 전혀 없어 가게를 정리하려 한다”고 말했다.

김남현 광명시슈퍼마켓협동조합대표는 “지역소상인들을 위해 상생협력을 맺었다고 하지만 지역업체는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며 “대형업체들이 입접하는 것은 골목상권 보호와도 상충되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영세상인을 보호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광명=김병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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