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수정안 놓고 ‘고성’… 결국 새누리당 단독 처리

인천시의회, 내년도 예산안 처리 파행

인천시의회가 내년도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 갈등을 빚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없이 새누리당 의원만으로 단독 처리하는 파행을 겪었다.

인천시의회는 16일 제220회 5차 본회의를 열고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 내년도 예산안과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의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측은 이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심의한 예산안에 반대하며 수정안을 내놨다.

문화복지위원장인 이한구 의원(새정치·계양 4)은 예결위에서 증액된 인천 유나이티드 FC 운영지원비 20억 원과 청라·영종도서관 개관 지원비 각각 13억 원, 12억 원을 삭감하고 세계 책의 수도 사업비 2억 원과 민생복지와 생활체육 예산을 증액하는 수정안을 제출했다.

이 의원은 “상임위에서 전혀 다루지 않았던 예산들이 예결위 단계에서 너무 많이 반영됐다”며 “한국토지주택공사로부터 기부받는 청라·영종도서관은 시설이 갖춰진 상태에서 받아야만 시의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문화복지위원회에서 개관비용을 반영하지 않기로 했던 것”이라고 수정안 제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의원이 발언하는 도중 새누리당 박종우 의원이 “발언이 길다”며 방해한 데 이어 “전임 송영길 시장과 6대 의회가 알토란 같은 자산을 다 팔아먹고도 13조 원의 빚을 남겼기 때문에 지금 도서관 개관비 12억 원에도 전전긍긍하는 실정”이라며 공격했다.

이에 맞서 새정치연합 이도형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하면서 박종오 의원을 겨냥해 “의원이 정당하게 발언권을 얻어 발언하고 있는데 방해하는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라고 비판했으며 새누리당 노경수 의장을 향해 “발언을 방해하는 데 제지하지 않는 것은 의장으로서 부적절한 의사진행”이라고 지적했다.

또다시 의원석에서 의원간 고성이 오가자 노경수 의장은 일방적으로 회의를 정회했으며 30여 분 뒤 새누리당 의원 21명만 참석한 채 본회의를 속개해 예산안을 원안대로 단독 처리했다.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새누리당 의원만으로 회의 진행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 일정 중 가장 중요한 새해 예산안을 일방적으로 처리한 것은 다수당의 횡포이자 폭거”라며 “정당한 의사진행 발언을 방해한 박종오 의원과 편파적으로 의사 진행을 한 노경수 의장을 규탄하고 사과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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