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고양농민과 동고동락 지역민 사랑 잊지 않을 것”

김승호 농협 고양시지부장

“현장에서 근무해 보니 시청, 농민, 각 기관단체 등에 고맙고 감사할 곳이 너무 많았습니다.

현장 경험을 토대로 다른 곳에 가더라도 농민들을 위한 농협이 될 수 있도록 선을 다하겠습니다”

만 4년 근무를 마치고 내년 1월 인사이동 때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될 김승호(53) 농협 고양시지부장은 고양시 근무를 통해 독특한 이력 하나를 얻었다.

50여 년의 농협 고양시지부 역사상 만 4년을 채운 유일한 지부장으로 기록된 것.

통상 농협중앙회의 지부장 인사는 1년 6개월에서 2년 단위가 관행인데, 김 지부장은 만 4년을 고양 지역 농민들과 함께했다.

그가 고양에서 이렇게 오랜 기간 근무하게 된 이유는 ‘인간성과 진정성’을 지역사회로부터 인정받았기 때문. 임기 채우고 떠나면 ‘남’이 돼버리는 그런 기관장이 아니라, 지역 농민들과 동고동락하며 농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지부장 역할을 제대로 한 셈이다.

농협중앙회에서 ‘기획통’으로 이름난 그는 85년 입사 후 2년을 제외하고는 본부에서만 근무해 4년 전 고양시지부장 발령은 기대 반, 두려움 반이었다고 한다.

김 지부장은 “사실 지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었다”면서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본부에 전달하는 가교 역할에 충실해야겠다는 신념으로 일했다”고 말했다.

그의 가교 역할은 지역특화사업 발굴과 구산동 장미 농가 복구 현장에서 진가가 드러났다.

그는 “그동안 잘 활용하지 못했던 지역특화사업으로 지역에 맞는 아이템을 찾아 매년 수천만 원의 본부 예산을 가져왔다”며 “지부에서 신경을 쓴 만큼 농민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의 노력으로 지역 화훼농가들은 장미출하용 수차, 화훼포장 결속기, 무인방제기 등을 저렴한 비용과 활용도 높게 사용하고 있다.

특히 그는 지난 6월 토네이도 때문에 장미 비닐하우스를 한순간에 잃게 된 구산동 장미 재배 농가들과 4개월여 동안 복구 현장에서 땀을 흘렸다.

김 지부장은 “4개월여 동안 평일은 물론이고 주말과 휴일에 구산동 농민들과 복구에 힘썼다”며 “저리 대출과 자재를 싸게 공급하는 등 농협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의 진정성을 느꼈던 농민들은 김 지부장에게 ‘감사패’를 수여하기도 했다.

또한 그의 인간미 넘치는 매력은 고양시 기관장으로 구성된 ‘고양회’에서도 발산됐다. 고양회 총무로서 기관장 이동 시 제일 먼저 찾아가 인사하고, 시청을 비롯 각 기관의 소통을 원만하게 이뤄지도록 힘썼다.

고양회 회비로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도록 회칙 개정을 김 지부장이 주도적으로 해 지역 내에서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를 잘 아는 지역의 한 인사는 “(김 지부장이) 조만간 떠난다는 소식에 지역 인사들이 다들 아쉬워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김 지부장은 “4년간 있으면서 고양 지역 모든 분에게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며 “고양을 떠나서도 지역민에게 받은 사랑을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고양=유제원·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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