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학교 비정규직 노조 총파업 첫날 ‘교실 표정’
인천지역 학교 비정규직 총파업으로 인천지역 학교 37곳이 급식을 빵이나 도시락으로 대체했지만, 학생들의 호의적인 반응 속에 큰 혼잡은 빚어지지 않았다.
20일 낮 12시 10분께 인천시 남동구 한 초등학교 3학년 교실.
4교시 수업이 끝나는 종이 울렸지만, 학생들은 급식실 대신 교실에 누군가를 기다렸다. 이윽고 빵과 우유 등을 들고 담임교사가 들어오자 학생들은 “무슨 빵이에요?”, “키 크게 우유 2개 주세요” 등의 질문을 쏟아내며 새로운 메뉴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찼다.
이 학교 소속 조리 종사원 6명 전원이 이날 총파업에 참여하면서 이날 점심은 급식 대신 유기농 밀가루로 만든 머핀 2개, 귤 1개, 200㎖ 우유 1개로 대체됐다.
학생 대부분은 빵 맛이 입에 맞는지 “빵 맛있다”라는 말을 서로 주고받으며 주어진 식사량을 뚝딱 해치웠다.
성장기 아이들에게 빵과 우유만으론 모자란 지 23명의 반 학생 중 3명은 따로 도시락을 싸오기도 했다.
도시락 문화가 낯선 탓인지 한 학생은 달콤한 돈가스 냄새에 친구들이 몰려와 “한 입만”을 외치자 난처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학교 관계자는 “조리 종사원 파업으로 급식이 중단됨에 따라 영양교사가 유통기한과 맛, 영향에 특별히 신경을 써 유기농 밀가루로 만든 빵과 귤, 우유 등으로 급식을 대신했다”며 “미리 가정에 알려서인지 학부모로부터 특이할 만한 항의 전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20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인천지역 50개 학교 271명의 비정규직이 총파업에 참여해 초등학교 19곳, 중학교 9곳, 고등학교 9곳이 급식에 차질을 빚었다.
이들 학교 37곳은 빵과 우유, 도시락 준비, 도시락 외부 구매 등의 방법으로 급식을 대체했다. 다행히 지난 18일께부터 준비에 나선 탓에 혼잡은 빚어지지 않았다.
한편, 전국학교 비정규직노조, 전국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조 등 3개 노조원은 방학기간 생계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21일까지 총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박용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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