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여만원 들여 2곳에 설치 빌라 주민 반발에 기기 철수 자원순환 순기능 홍보부족 구청 “앞으로는 사전 협의”
인천시 남구가 지역 내 빌라에 음식물감량화기기(RFID) 설비를 설치했다가 주민 반발에 부딪히자 뒤늦게 철거 후 다른 곳에 재설치하는 등 주민과의 불통이 도마 위에 올랐다.
11일 구에 따르면 저층 주거지역의 쓰레기 무단투기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1천여만 원을 들여 주안 8동 A 빌라 등 2곳에 RFID 설비를 설치하고, 생활폐기물 공동관리소 운영에 나섰다.
그러나 RFID 설비를 주민과 별다른 논의절차 없이 설치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구는 처음 쓰레기 무단투기 등이 심각한 용현 2동 B 빌라 인근에 RFID 설비를 설치하자, B 빌라 주민들이 ‘악취 등이 뻔한데 왜 우리 빌라에 설치하느냐’며 강하게 반발해 결국 RFID 설비를 철거했다.
RFID 설비는 쓰레기를 한데 모아 도시 미관을 좋게 하는 것은 물론 쓰레기양을 줄일 수 있기에 주민에겐 좋은 시설이지만, 구가 사전에 주민에게 충분히 설명하는 소통 과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철거 결정도 구가 공동관리소 개소식 당일 주민들이 구청장에게 항의해 이뤄졌다. 지난 10일 개소식에서 B 빌라에 설치된 RFID 설비를 돌아보다 주민들이 반발하자 “주민이 원치 않으면 철거하겠다”고 한발 물러섰고, 곧바로 개소식 당일 RFID 설비를 철거했다.
구는 당초 계획과 어긋나 용현 2동엔 RFID 설비를 설치하지 못했고, 멀리 떨어진 주안 8동에 RFID 설비를 설치했다.
이에 따라 구는 ‘일반쓰레기 감량화와 재활용을 늘리는 자원순환형 도시 조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민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주민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B 빌라에 사는 한 주민은 “인천시나 남구 모두 돈이 없다고 하던데, 이 음식물쓰레기 설비를 설치 전부터 주민에게 의견을 물었다면 이 같이 어처구니없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보여주기 위한 행정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B 빌라 인근 텃밭에 설치하려다가 소유주의 반대로 어쩔 수 없이 빌라 인근에 설치했더니 주민이 더 반발한 것 같다”면서 “주민과의 소통이 부족했던 것 같다. 향후 RFID 설비 설치 확대 시 사전에 주민과 의견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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