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 과학 영화 속에서나 등장했던 ‘가상현실’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기술개발 단계를 거쳐 소비자가 체험할 수 있는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등 기기를 속속 출시하면서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이 차세대 IT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IT계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상현실의 현주소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봤다.
가상현실 구현의 선두 ‘오큘러스 VR’
가상현실 시장의 최전선을 지키고 있는 업체는 단연 오큘러스VR이다. 지난 2012년 8월 HMD ‘오큘러스 리프트’ 개발자 버전으로 세계 최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 등장한 오큘러스VR은 한 달만에 회사가 처음 목표로 잡았던 금액의 10배인 240만달러(약 24억원)를 모금했다.
지난 3월 페이스북에 20억달러(약 2조원)에 인수된 오큘러스VR은 별도의 법인으로 지속적인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최신형 HMD ‘크레센트 베이(Crescent Bay)’ 시제품을 공개했다. 기존 제품보다 센서 성능이 향상되며 어지러움증이 덜해졌고 360도 음향을 지원하는 헤드폰으로 더 깊은 몰입감을 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마트·웨어러블… IT업체 눈 뜨다
오큘러스VR의 성공 이후 다른 IT업체들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구글, 삼성전자, 소니, 엡손 등 대기업들도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구글은 최근 웨어러블 기기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매직리프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다. 아직 실제 기술이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 가상현실 구현 기술과는 또 달리 3D로 가상현실을 구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자사 웨어러블 기기 구글글라스에 이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최신형 스마트폰 노트4를 출시하며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가상현실 HMD 액세서리 기어VR를 선보였다. 노트4의 고화질 디스플레이와 연동해 가격을 199달러로 현실적인 가격으로 맞췄다. 기어VR는 오큘러스VR와의 제휴를 통해 개발했다.
삼성전자는 하드웨어, 오큘러스VR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고 있어 향후 협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4일 방한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첫 날 삼성전자를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가상현실 제품에 대한 논의를 가졌다.
강도 높은 몰임감… 대중화에 대한 찬반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이 확보되는 동시에 가격대도 낮아지며 제품화되기 시작한 가상현실 기술은 향후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는 하드웨어 업체뿐 아니라 게임 등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 업체들에게 새로운 시장이 탄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가상현실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만만치 않다. 가상현실이 대중화되면 높은 몰입감으로 인해 중독 현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바로 그것이다.
여전히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는 이들도 많다. 일부 전문가들은 IT업체들의 속도를 대중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가상현실이 향후 몇 년 내 시장에 정착하기도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영화속에서나 구현됐던 가상현실이 언제쯤 현실로 다가올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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