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 폭락이 예상되면서 지난 2011년 벌어진 ‘배추파동’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수급 안정대책을 수립하는 한편 유통업계도 맞춤형 김장 배추 사전예약제를 실시하는 등 소비 촉진에 나서고 있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이 예년에 비해 4% 가량 증가한데다, 작황도 매우 양호한 상태로 생산량이 평년보다 적게는 8만1천t에서 많게는 18만6천t 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또 배추 소비량이 크게 줄고 있어, 과잉생산과 소비위축에 따른 가격폭락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지난주 배추 가격은 1포기에 1천336원으로, 평년 같은 기간의 2천253원 보다 무려 41%나 폭락했다. 연구원은 올해 김장철 배추가격이 공급과잉으로 예년 11월 평균 가격인 1천704원 보다 훨씬 떨어진 1천원 이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포기당 배추가격이 1천원 이하로 떨어지면 원가손실이 발생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처럼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파동이 예상되면서 정부와 유통업계도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우선 농식품부는 배추가격 안정을 위해 농가 자체적인 감축과 별도로 8만t을 추가 매입해 시장과 격리할 방침이다. 또 준고랭지 배추에 대해선 출하시기를 늦추도록 유도해 나갈 계획이다.
온ㆍ오프라인 마켓들도 절임배추 사전예약제를 실시하며 소비 촉진을 벌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농산물 물가안정 및 시장가격 선도를 위해 HACCP인증업체와 협력해 외식업체 등 기업과 소비자를 대상으로 CJ오쇼핑ㆍ쿠팡ㆍ위메프 등과 연계해 다음달 16일까지 절임배추 사전예약거래제를 실시한다. aT 쇼핑몰(www.eatmart.co.kr)과 CJ오쇼핑 오클락 및 기타 소셜 커머스 등에서 쉽게 주문할 수 있고 가격도 시중가에 비해 20~30% 싼 2만7천500원(택배비 포함, 20kg 1상자)에 판매된다.
이마트와 홈플러스도 싱글족과 맞벌이 가족 등을 위한 맞춤형 절임 배추와 김장 양념의 사전 예약판매를 오는 2일까지 진행한다.
aT 관계자는 “애써 키운 배추를 농민 스스로 갈아엎는 일이 재연되지 않도록 소비 촉진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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