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건너 롯데 빅마켓 입점 ‘조망권 침해’ 때문에…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D아파트 주민들이 롯데 빅마켓이 들어서면서 조망권이 침해되고 집값이 폭락하는 등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21일 롯데마트와 주민들에 따르면 롯데 빅마켓은 일산서구 대화동에 지하 3층, 지상 4층 연면적 5만966㎡ 규모로 이달 말 개점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빅마켓과 8차선 대로를 사이에 둔 D아파트 주민들은 빅마켓 때문에 불과 몇 달 사이 188㎡의 아파트 가격이 6억5천만원에서 5억5천만원으로 1억원 가량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베란다 문을 열면 자유로까지 보였던 조망권이 빅마켓으로 가려져 회색 건물만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빅마켓 외벽이 온통 회색이라, 이곳을 보고 있으면 교도소나 정신병원에 있는 착각마저 든다는 주민들도 있다.
심지어 회색 외벽 때문에 생긴 우울증으로 병원 치료까지 받은 주민들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조망권이 훼손된 것도 모자라 밤낮없는 공사로 인한 소음과 먼지로 고통받던 주민들은 시에 민원을 제기했다.
시는 주민들의 민원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지난달 중순께 롯데 빅마켓, 주민 등이 모인 가운데 해결책을 모색했다.
그 결과 건물 외벽은 주민들의 요구대로 꽃무늬 등을 넣어 재시공하기로 결정했고, 빅마켓 측이 이를 따르기로 해 원만하게 끝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주민들은 건물 외벽뿐만 아니라 조망권 등에 대한 피해 보상도 함께 요구했는데 롯데 측이 외면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서인숙 주민대표는 “주민들이 롯데 측에 속았다”며 “우리는 분명 외벽과 보상 두 가지를 요구했는데 외벽 문제로 시간을 끌더니 보상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빅마켓이 정면으로 보이는 D아파트만 가격이 하락했을 뿐 인근 다른 단지 아파트는 가격 변동이 없다”며 “이는 조망권에 영향을 받아 하락한 것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롯데 측은 이 같은 주민들의 보상 요구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빅마켓 현장 관계자는 “특별히 할 말이 없다”며 일축했고, 롯데마트 홍보팀 관계자 역시 “공문은 접수했고 담당부서에서 상황 파악중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고양=김현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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