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국제 도배 봉사단체 ‘Yiwp’
“지역사회에서 외롭게 혼자 사는 어르신의 말동무도 되고, 안락한 환경을 위해 도배도 해드리면 오히려 저희가 행복감에 젖어요.”
고양외고 박영준군(3년)은 아시아권의 온돌문화 특성상, 주거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 지역의 무의탁 어르신을 위한 도배봉사에 요즘 푹 빠져 있다.
전 세계에 유일무이한 ‘청소년 국제도배’ 자원봉사단체 ‘Yiwp’(Youth International Wall-papering·대표 박영준) 설립자이기도 한 박군은 SNS를 통해 단체의 취지를 배포, 뜻을 같이하는 친구들과 최근 발족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멤버로는 같은 학교 조민지, 박성현·김태형(제주국제크리스천스쿨), 김민경(서울 숙명여고), 유상준·박찬(미국 유학생) 등 9명.
평소 독거노인을 위해 봉사활동을 벌여 온 박 군은 어둡고 악취 나는 방에서 온 종일 거주하는 독거노인의 힘든 삶을 지켜보며 깨끗하고 화사한 도배지로 벽을 바르고, 청소와 이불빨래 등 봉사에 매진해보자고 결심했다.
이에 든든한 9명의 봉사단원과 함께 최근 고양시 덕양구 행신동에 소재한 김인수씨(시인·78)의 집을 찾았다.
봉사단은 직접 도배지 등을 구입해 김씨의 집을 방문했으나, 원룸 크기의 작은 방에 직업이 시인인 김씨의 주거환경상 책이 가득 차 있어 4시간여 만에 책과 집기류를 옮기고 나서야 도배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반지하 방에 퀴퀴한 냄새와 누런 곰팡이, 먼지까지 쌓여 있는 김씨의 집을 치우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겨우 먼지를 털어내고 도배지를 뜯어내고 처음 해보는 서툰 도배질까지 오후 5시가 돼야 작업을 완료했다.
김씨는 “친손자도 낡고 퀴퀴하다며 안 찾아오는데, 어린 학생들이 힘든 도배를 해줘 너무 고맙다”며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사회에 봉사하는 길을 찾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박군은 “처음 해 본 도배 봉사였지만, 모두가 하나가 돼 힘을 합쳐 거뜬하게 해치웠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힘들지 않느냐는 주위의 시선에도 불구 그는 “오히려 자신들이 힐링되고 보람이 있었다. 앞으로 회원들 각자 벼룩시장을 통해 중고 책과 옷가지 등을 팔아 용돈을 마련, 매년 2번씩 방학을 맞아 계속 봉사활동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박군은 ‘Ywip’의 활동영역을 넓혀 대만과 싱가포르 등 해외봉사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포부다.
고양=유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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