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위 950㎝만 넘으면 발생 민원에도 안내판조차 없어 중구 “도로 높이는 공사 고려” 전문가들 “경각심 갖고 대비”
인천시 중구 무의도 일대 도로가 만조 시 바닷물에 잠겨 주민과 관광객의 인명 피해가 우려(본보 7일 자 7면)되는 가운데 이 같은 현상이 빈발하자 전문가들이 경각심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관할 지자체는 잇따른 민원 제기에도 현장 안내 요원은 커녕 위험 안내 게시판조차 설치하지 않는 등 안전관리를 외면하고 있어 주민의 원성을 사고 있다.
12일 무의도 주민과 해양 전문가 등에 따르면 지난달 10일과 11일 오전·오후 만조 때 4차례나 바닷물에 잠겼던 큰무리선착장~씨사이드호텔 진입로(큰무의로) 구간 800m가량이 지난 9일과 10일 오후 만조 때 또다시 바닷물에 잠겨 주민과 관광객이 불안에 떨었다.
공휴일을 맞아 무의도를 찾았던 많은 관광객의 차량이 외길 진입로에 길게 늘어선 순간 갑작스레 바닷물이 들이닥쳐 진입로가 물에 잠기자 급히 차량을 옮기려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특히 주민들은 백중사리와 태풍 때만 넘치던 진입로 일대가 최근 들어 조위 예보가 950㎝만 넘으면 여지없이 물에 잠긴다며 중구에 민원을 제기했음에도 현장에는 안내 요원은커녕 위험 안내문조차 없었다. 최근 국립해양조사원의 조석예보를 보면 해당시간대 조위는 모두 950㎝가 넘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구는 원인분석은커녕 사후약방문식의 대처에 급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 관계자는 “며칠 전 현장에 나가 상대적으로 높이가 낮은 일부 진입로 구간을 측정했다. 도로 측면 파월벽을 높이거나 아예 도로를 높이는 공사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엉뚱한 때 현장에 나가보곤, 물이 넘치니 도로만 높이면 된다는 일차원적인 생각만 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나섰으며, 전문가들은 향후 닥칠지 모르는 재앙을 내버려두는 행태라며 경각심을 촉구했다.
이호진 한국해양대 교수는 “병이 나면 진찰을 받아야 하는 것처럼, 전문 조사기관에 의뢰해 평균 해수면이 얼마나 올라갔는지부터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우승범 인하대 해양과학과 교수도 “조석은 수심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특히 인천은 각종 매립공사로 전국에서 수심변화가 가장 큰 곳”이라며 “비단 무의도만의 문제가 아니며, 이곳을 중심으로 인근까지 전면 재조사를 해야 한다. 경각심을 갖지 않으면, 앞으로 백중사리나 태풍 때 피해는 상상 초월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 1999년 459.5㎝를 기록한 인천항 연평균 조위는 지난해 464.9㎝로 5㎝가량 높아졌다. 올해 만조위 950㎝ 이상 횟수는 모두 13차례나 예보됐다.
신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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