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간접흡연

박정임 경제부장 bakh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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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전도사, 건강 전도사로 통하는 의사 박용우씨가 1일 경기일보를 찾았다. 이달 월례회 강사로 초빙된 그는 이미 ‘회춘 프로젝트’라는 강의 제목을 공개했던 터라 더욱 관심을 샀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회춘할 수 있다는 건가?’ 하는 의구심은 너무나 쉽게 풀렸다. 그는 “70, 80이 돼도 건강하게 살려면, 자식들한테 폐 끼치지 않고 살려면 오늘 당장 담배를 끊으십시오”라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박씨의 강의 내용을 얘기하려는 게 아니다. 우리는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알면서도 담배를 멀리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담배를 피우는 개인만이 아니라 주변의 건강을 해치는 주범이라는 것도 잊고 있다. 담배연기는 간접적인 흡입만으로도 담배를 피우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담배를 피우는 흡연자는 필터로 걸러내며 연기를 마시지만, 간접 흡연자는 거름장치 없이 그대로 연기를 마시니 누가 더 해로운지는 따져볼 일이다.

▲담배 연기는 주류연(mainstream smoke)과 부류연(sidestream smoke)으로 구성돼 있다. 주류연은 흡연자가 들이마신 후 내뿜는 연기고, 부류연은 타는 담배 끝에서 나오는 연기다. 부류연의 독성 화학물질의 농도는 주류연보다 2~3배나 높다. 게다가 담배연기 입자가 더 작아서 폐의 깊숙한 부분에서 침착될 수 있다. 그런데 간접흡연은 부류연이 85%, 주류연이 15%를 차지한다.

▲심각한 건 간접흡연자의 절반 정도가 자신이 간접 흡연한 사실도 모르고 있다는 거다. 국립암센터에서 19세 이상 성인 중 비흡연자라고 응답한 7천948명을 대상으로 소변 내 코티닌 농도를 조사한 결과 간접흡연이 확인된 경우가 4천92명에 달했는데도 ‘노출됐다’고 응답한 경우는 2천609명에 그쳤다. ‘노출되지 않았다’는 응답도 1천558명이나 됐다.

▲식당은 물론 PC 방까지 금연이 확산되고 금연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간접흡연에 노출될 확률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담뱃값 인상도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는 흡연자에겐 기막힐 노릇이다. 이처럼 흡연자에 대한 사회적 박대가 심해지면서 흡연자가 줄 가능성은 있지만, ‘골초’들의 흡연 의지를 꺾을 순 없다.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살아남으려고 매일 전쟁을 치르는 사람들은 전쟁의 고통을 잊고자 더욱 담배에 매달릴 수 있다. 삶이 전쟁이 아닌 즐거움이 될 수는 없을까.

박정임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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