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땀방울… 최고의 대회 밑거름
온 가족이 총출동해 자원봉사를 하거나 인천AG를 돕겠다는 일념으로 멀리 타국에서 날아온 자원봉사자들은 평화와 화합의 제전, 인천AG를 만들어가는 숨은 주역이다.
박현순씨(50·여) 가족은 그중에서도 특별하다. 온 가족이 호주에 머무는 박현순씨는 아들 이정욱씨(25), 딸 이정아씨(22)와 함께 인천AG를 위해 한 달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호주에서 한의사를 하는 현순씨 가족은 모두 전직 하키선수이자 현재 하키심판으로 활동하는 스포츠 집안이다.
가족이 쉽게 의기투합해 한국행 자원봉사를 결정했다는 박 씨 가족은 하키에 대한 사랑도 드러냈다.
박 씨는 “인천AG를 계기로 인천에는 좋은 하키 운동장이 생겼다”면서 “국제대회용으로 그냥 놀리지 말고 인천시민이 건강하고 매력적인 스포츠인 하키의 즐거움을 알아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허복녀 할머니(76)와 손녀딸 정주연씨(23)도 특별한 조합으로 이목을 끌고 있다. 평소 복지관 등에서 홀몸 어르신을 위한 급식봉사활동을 해온 허 할머니는 손녀와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인천AG를 기다리고 있다.
허 할머니는 “처음에 혼자서 자원봉사를 신청했는데 나중에 손녀도 봉사활동을 신청한 걸 알고 정말 신기하고 반가웠다”며 “비록 봉사활동 하는 장소는 다르지만, 손녀에게도 나에게도 특별한 추억이 될 것 같다”고 기쁨을 전했다.
자원봉사 5천 시간을 달성한 봉사왕 김기숙씨(58·여)도 딸 장지은양(18)과 함께 자원봉사에 동참했다. 김 씨는 “인천에서 언제 또 이런 큰 행사를 할 기회가 있을까 싶어 건강할 때 참여하고 싶었다”며 “자원봉사하는 게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아직 인천AG를 모르는 분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다. 인천AG를 찾는 모든 사람이 행복한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38년간 교직에 몸담았다가 은퇴 후 여유로운 생활을 하던 김익순·박경신씨 부부는 인천AG 자원봉사를 계기로 지난 인생을 뒤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고 한다.
김익순씨는 “아이들과 먹고살다 보니 바쁘다는 핑계로 옆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나 위주로 살아왔다”며 “인천AG 자원봉사를 시작으로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 부인도 쾌히 동참해줬다”고 말했다.
고등학생 아들에게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는 경험을 선물하고 싶었다는 구본왕씨도 아들 준모군과 함께 인천AG 자원봉사에 나섰다. 구 씨는 “중국어를 잘하는 아들은 통역 자원봉사를 한다”며 자랑스러움을 표한 뒤 “인천AG은 대한민국의 얼굴을 알리는 중요한 잔치다. 개개인의 특기와 장점을 살려 활용하고 봉사할 수 있다면 더 좋은 대회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글 _ 김미경 기자 kmk@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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