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공산성 백제 목곽고 발견… 만들 당시 모습 갖추고 있어

공주 공산성 백제 목곽고 발견… 만들 당시 모습 갖추고 있어

공주 공산성에서 백제시대 대형 목곽고(木槨庫)가 발견됐다.

지난 23일 공주대박물관(관장 이남석)은 공산성에 대한 올해 제7차 발굴조사 결과 성안마을이 있던 곳에서 백제시대 완전한 형태를 갖춘 대형 목곽고를 확인하는 한편 백제 멸망기 나·당 연합군과의 전쟁 상황을 추론할 수 있는 다량의 유물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목곽고 안에서는 복숭아씨, 박씨와 같은 식생활 자료를 비롯해 저울용 석제 추, 나무망치 등 생활용품이 다수 수습됐고, 저수시설에서는 완전한 형태의 철제 갑옷과 옻칠이 된 말 갑옷인 마갑(馬甲), 말 얼굴 부분을 감싸는 도구인 철제 마면주(馬面胄), 말방울인 마탁(馬鐸), 쇠칼, 화살촉, 철모(鐵牟·창)가 말안장 뒤쪽에 세워 기를 꽂고자 사용한 깃대꽂이와 함께 발견됐다. 

이에 대해 이남석 관장은 "바닥면에서 벽체 상부까지 부식되지 않고 만들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았다"며 "내부에서 기와 조각이 다수 출토된 점 등으로 미루어 목곽 상부에는 별도의 지붕 구조가 존재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이런 백제시대 목곽고가 대전 월평동산성, 부여 사비도성 등지에서 확인된 적은 있지만 상부 구조까지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목조 건축물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당시의 목재 가공 기술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백제시대 건물 복원과 연구 등에 획기적인 자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물지 북쪽 저수시설에서는 사람과 말에 착장한 각종 갑옷과 화살, 대도(大刀)·장식도(裝飾刀)와 같은 무기류 외에도 목제 칠기도 다양하게 더 발견됐다.  특히 백제시대 유적에서는 처음 확인된 깃대꽂이는 실물 자료는 이번이 처음이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목곽고 용도는 벽면에 오르내릴 수 있는 말목 구멍이 있고, 바깥면에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점토 다짐을 한 점과 내부틈새를 점토로 메운 점으로 볼 때 저장시설일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물이 많이 모이는 저지대에서 발견됐다는 점에서 우물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온라인뉴스팀

사진= 공주 공산성 백제 목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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