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새 에이즈 백신 개발 실마리 찾았다

서울대 연구팀, 에이즈바이러스 유전체 분해효소 발견

국내 연구진이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 증후군) 원인 바이러스 유전체를 분해하는 효소를 발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1일 서울대 생명과학부 안광석 교수와 유정민 박사과정 연구원은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의 RNA(세포 속 고분자 유기물인 핵산의 일종)를 직접 분해함으로써 감염을 억제하는 효소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일종의 세포 내 단백질 'SAMHD1'이 RNA 분해효소로서 활성화해 HIV-1 유전체 RNA를 분해하고 감염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진은 세포 내 염기(핵산을 이루는 단위체)의 농도가 SAMHD1의 활성 여부를 조절, 감염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SAMHD1에 HIV-1 감염 억제 능력이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졌으나, 정확한 작용 원리가 규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HIV 증식에 필요한 역전사효소(RNA를 주형으로 상보적 서열의 DNA를 합성하는 효소)가 제대로 기능할 수 없기 때문으로 추정됐지만 이번에 연구진은 염기 농도가 낮으면 RNA 분해효소로서 SAMHD1가 활발해지면서 HIV RNA를 직접 분해해 감염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HIV는 빠른 속도로 돌연변이를 일으켜 그동안 효과적 백신 개발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SAMHD1은 돌연변이에 상관없이 RNA를 분해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개념의 백신 개발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을 통해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 성과는 네이처 메디슨지(Nature Medicine) 21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