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 재하청 위생불감증 ‘도마위’

일부 수산물 급식업체 OEM 납품 식재료 중간점검 없이 학교로 직행
가공처리 위생•안전점검 속수무책 학부모들 “저질 식재료 공급 우려”

인천지역 일부 수산물 급식업체가 OEM(주문자 위탁생산) 업체에서 가공한 식재료를 중간 점검도 없이 학교에 납품하고 있어 저질 식재료 사용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OEM 방식의 식재료 공급을 제재할 제도적 장치가 없어 관련 기관 및 단체의 현장 안전점검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

인천시 중구 연안부두의 A 급식업체는 OEM 계약을 맺은 B 식품업체가 가공한 명태살 등 식재료를 수도권 13개 학교에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A 업체는 B 업체와 지입 차(2대) 계약까지 맺고 최소한의 점검 과정도 없이 B 업체의 차량으로 학교에 식재료를 납품하고 있다.

결국 학교와 납품 계약은 A 업체가 체결하고, 가공(손질)·포장·배송 등은 계약과 전혀 상관없는 B 업체가 처리하고 있는 것이다.

남동구 남동공단의 C 급식업체는 동태, 코다리 등 식재료를 부산 등지의 업체로부터 가공처리된 상태에서 받아 나눔포장만 한 뒤 인천지역 20여 개 학교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학부모 단체 등이 C 업체에 대한 현장 안전점검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지만, 정작 식재료에 대한 가공처리는 타지역 다른 업체가 하고 있어 제대로 된 점검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학부모 단체의 한 관계자는 “업체 점검을 나가더라도 식재료 가공 처리과정을 직접 점검할 수 없어 근본적인 신뢰를 갖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중구 항동 7가의 D 급식업체, 남동구 고잔동의 E 급식업체, 남동구 남촌동의 F 급식업체 등 인천지역 학교에 수산물 식재료를 납품하는 일부 업체가 계약과 전혀 상관없는 업체로부터 가공된 식재료를 사들여 학교에 재판매하는 OEM 방식을 취하고 있어 이들 업체에 대한 안전점검이 사실상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업체들이 유통 마진을 높이기 위해 단가가 낮은 저질 식재료를 학교에 공급할 우려를 낳고 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OEM 방식으로 손질된 수산물 식재료를 막으려면 학교장이 계약 공고 때부터 특수조건으로 계약해지 조항에 ‘OEM 금지’를 넣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당 급식업체 관계자는 “대형업체와 거래하기 때문에 더욱 안전한 설비에서 손질된 식재료이고, 나눔포장 때 식재료 상태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있어 안전에 문제 될 일은 없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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