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차 ‘발동동’… 출근길 ‘진땀길’

[현장&] 광역버스 ‘입석 금지’ 첫날

시민들 전철타고 버스기점行

좌석난에 역주행 기현상까지

정거장마다 섣부른 정책 성토

방학 끝나면 출근대란 우려

차라리 ‘자가용족 U턴’ 원성

“이제 광역버스는 못 타고 다시 ‘지옥철’로 가야 할 것 같아요.”

광역버스 입석 금지 첫 날인 16일 오전 6시 30분께 인천시 부평구 구산동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 앞 버스 정류장.

1300번, 1301번, 1601번 3개 노선이 정차하는 인천 구간 마지막 정류장으로 평소에는 10여 명이 몰리지만, 이날은 2~3명 만이 버스를 기다렸다.

곧이어 도착한 광역버스는 만석에 가까웠으나 다행히 빈자리가 있어 이들을 태웠지만, 다음 부천 정거장부터는 무정차 통과했다.

이모씨(27·여·인천시 남동구 만수동)는 “빈 좌석 문제로 광역버스를 탈 수 있을지 불안해졌다”며 “내일 출근길부터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오전 7시 30분께 남구 관교동 인천터미널. 1400번 광역버스 기점인 이곳은 평소보다 두 배는 많은 13명이 버스에 올라탄 상태다.

이들 중 절반은 입석 금지로 출근길 버스를 못 탈 수도 있다는 생각에 멀리는 부평에서부터 시내버스나 지하철로 광역버스 기점을 향해 ‘역주행’한 사람들이다.

최모씨(37·부평구 부평동)는 “정부 정책 때문에 발생하는 비용을 왜 내가 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차라리 이럴 거면 기름 값 들더라도 자가용을 몰고 다니는 게 속 편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정부와 시의 증차 조치로 배차 간격은 10분 내외로 줄었지만, 대부분 버스는 5~6개 정류장을 지나면 어느 버스 할 것 없이 만원사례를 이뤘다.

일부 시민은 사전에 뉴스를 접하고 ‘출근 전쟁’을 우려, 혼잡하더라도 운행이 보장되는 지하철이나 자가용으로 출근방법을 변경하기도 했다.

특히 앞으로 휴가철과 방학이 끝나는 9월부터는 광역버스 탑승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민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모니터링을 통해 교통량과 도로 상황 등을 보고 대책을 세울 예정”이라며 “다소 불편이 있더라도 시민 안전을 위한 정책인 만큼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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