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 증후군에 빠진 한국인을 위한 마음 처방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대현 교수
‘자기 연민’을 훈련할 수 있는 방법 제시

한국인들은 쉬는 것을 불안해 한다.

그 불안은 자신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는 힘껏 능력을 발휘해야 성공하고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온다.

그러나 지금의 삶이 행복한지 물으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근본적으로, 이렇게 열심히 일해서 성공하면 행복해질까?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대현 교수가 성공해도 행복하지 않은 현대인의 삶을 진단한 ‘윤대현의 마음 성공’(민음사刊)을 출간했다.

과로하면 심장에 무리가 가듯 뇌도 과부하가 걸리면 고장이 난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감성이 원하는 것을 억누르고 이성이 시키는 대로만 자신을 다그치면 ‘소진 증후군(burnout syndrome)’에 빠지고 만다.

감성의 뇌에 쌓인 피로를 제때 풀어 주지 않으면 감성 에너지가 완전히 방전돼 버리는 것이다. 특히 생존과 성공을 위해 경쟁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진 증후군은 어느 때보다도 심각하다.

스트레스성 뇌 피로증이라고도 하는 소진 증후군은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문제를 일으킨다. 좀처럼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진다. 짜증이 늘고 갑자기 화를 내기도 한다. 작은 자극에도 예민하고 공격적으로 반응한다. 내 마음이 고달프니 남의 마음을 헤아릴 여유도 없다. 사람을 만나기가 싫고, 주말에도 집에 콕 틀어박혀 있기 일쑤다.

정신신체의학, 스트레스의학 전문가인 윤대현 교수는 최신 신경과학과 정신의학에 근거해 소진 증후군에 빠진 현대인의 삶을 조목조목 설명해 준다. 직장 회식부터 ‘시월드’에 이르는 일상 속의 친근한 사례들이 소진 증후군이란 무엇인지, 왜 소진 증후군에 빠지게 되는지 이해를 돕는다.

윤 교수는 소진 증후군에 대한 예방책으로 ‘자기 연민’을 제안한다. 자기 연민은 ‘나는 근사한 사람’이라는 마음을 감성의 뇌에 내재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점차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자기 연민을 훈련할 수 있는 방법들을 제시한다.

순도 100퍼센트 모범생의 삶보다는 30퍼센트쯤은 ‘날라리’로 살아라, 하루 10분 자연을 느끼며 걸어라, 혼자만의 기차 여행을 떠나라, 3차원 우정을 쌓아라 등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팁도 소개한다. 소진 증후군에 빠진 한국인을 위한 마음 처방전임으로 일독을 추천한다. 값 1만4천500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