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단말기 개발자, 책의 미래를 말하다

“21세기 들어 지금까지 두 개의 위대한 발명품이 있었다. 하나는 아이폰이고, 다른 하나는 킨들이다.”

아마존에서 전자책 단말기 ‘킨들(Kindle)’을 직접 개발하고 출시한 제품 개발자인 제이슨 머코스키(JASON MERKOSKI)가 책의 미래를 전망한 책 ‘무엇으로 읽을 것인가(흐름출판刊)’에 담김 이야기다.

책은 전자책 혁명으로 촉발된 종이책과 전자책의 대립 구도가 미래에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를 주로 다룬다. 특히 종이책이 전자책으로 이동하는 현상 파악에 그치지 않고 인류 문화와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이 디지털로 이동하는 모습에 주목한다.

또 이런 흐름이 독자와 저자, 출판사와 유통사 등 산업 주체에 끼칠 영향을 짚어본다. 나아가 콘텐츠의 디지털화가 책읽기, 글쓰기, 도서관, 교육 등 책과 관련된 각 분야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예측한다.

킨들에서 5년 동안 전자책 단말기를 개발한 엔지니어답게, 저자는 책의 미래를 인상적으로 그려냈다. 저자는 미래에 ‘한 권의 책’이 존재하리라고 전망한다.

인류의 모든 책이 디지털화되어 모든 항목이 링크로 연결되고, 본문과 주석과 비평과 댓글을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으며, 너무나 거대하고 깊어서 평생 다 읽을 수 없고 영원히 끝나지 않는 한 권의 책으로 변하리라는 것이다.

제이슨 머코스키가 한국어판 서문에서 예상한 독서의 미래 모습은 아주 흥미롭다. 저자는 문자 위주의 체계에서 벗어나 구술 시대로 되돌아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독서’의 형태는 구술적인 형태, 즉 사람의 음성으로 회귀할 것이다. 우리는 함께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사냥한 동물이나 갔던 장소에 관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던 단순한 시대로 돌아갈 것이다.”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화의 끝을 추구한 기술자가 다다른 지점은 놀랍게도 아날로그로의 귀환이다. 책의 모습이 어떻게 변하든, 콘텐츠의 흐름이 어떤 경향을 띠든 결국 사람이 서로 하는 얘기를 듣고 반응하는 원시적이면서도 순수한 본질을 추구하게 되리라는 단순한 깨달음이다. 값 1만7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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