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경기도 문화유산 세계를 향해 문을 열다

자주정신·국난극복 건축기술의 총체

남한산성이 22일 세계유산으로 공식 등재되면서 세계인이 함께 보존하고 관리해야 할 문화재로 인정받게 됐다.

세계문화유산은 1972년 유네스코(UNESCO,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Convention Concerning the Protection of the World Cultural and Natural Heritage)에 의거해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된 유산을 지칭한다.

인류의 보편적이고 뛰어난 가치를 지닌 각국의 부동산 유산이 등재되는 세계유산의 종류에는 문화유산, 자연유산 그리고 문화와 자연의 가치를 함께 담고 있는 복합유산이 있다.

남한산성의 세계유산적 가치는 조선시대 유사시를 대비한 임시수도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남한산성은 유사시 임시수도의 기능을 하도록 종묘와 사직을 지닌 행궁을 갖춘 초대형 성곽도시로서 수어청의 근거지이며 광주 읍치가 있었던 군사행정도시였다.

또한 남한산성 성벽에는 시대별 축성술의 표본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승영사찰을 중심으로 승군이 300년 이상 축성과 관리 보수를 맡았고 현재까지 주민들이 거주하고 제례, 음식, 민속 등의 무형유산이 함께 남아있는 점에서 중요하다. 대한민국의 11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남한산성의 등재과정과 의미, 그리고 향후 관리방향 등에 대해 살펴본다.

 

2009년 최초 문화유산 민간전문관리기구인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 출범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지난 2009년부터 남한산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많은 연구와 노력을 기울여왔다. 남한산성 세계유산 등재의 본격적인 추진은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09년에 경기도가 출연한 경기문화재단 소속 국내 최초 문화유산 민간 전문 관리 기구인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의 출범에서부터 시작됐다.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이 없었다면 아마 남한산성의 세계유산 등재도 없었을 것이다. 지난 2010년 1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등재 후보유산)에 공식 등재된 남한산성은 1년 후인 2011년 2월 문화재청으로부터 당시 국내 13곳의 잠정목록 유산 중에서 우선 등재 추진지로 선정되자 2011년 3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2년여에 걸쳐 작성된 세계유산 등재신청서를 2013년 1월에 프랑스 파리에 소재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공식 제출했다.

2013년 4월부터 6월까지 총 2차례의 세계유산 전문가를 초청해 자체 예비실사를 실시, 경험을 축적한 후 같은 해 9월에 등재 심사에 가장 중요한 관문인 ICOMOS(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에서 실시한 현장 실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다음해 2014년 4월 ICOMOS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남한산성의 ‘등재 권고’ 판정의 평가보고서를 제출해 등재를 향한 결정적인 고지에 올랐고, 결국 2014년 6월 22일 제3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로부터 최종 등재라는 결과를 이끌어 냈다.

■ 道, 남한산성 등재로 국내 최다 세계유산 보유

남한산성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로 그 동안 병자호란(1636∼1637년) 당시 삼전도에서 당한 치욕의 상징에서 우리 선조의 자주정신과 국난극복의 결정체로서, 승전의 장소보다 고통스런 역사를 통해 배운 기억의 장소로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국제기구로부터 인정받게 됐다.

더불어 세계적으로 단 하나밖에 없는 가장 가치 있는 유적지로 공인돼 국민과 정부의 관심이 높아져 유산의 보존과 관리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남북한 총 3천여 개에 이르는 평지성과 산성으로 이뤄진 성곽의 나라이다. 이중 경기도는 평지성(수원화성, 1997년 등재)과 산성(남한산성, 2014년 등재)을 모두 등재시켜 국내 성곽 문화유산을 모두 보유한 유일한 광역 지자체로 입지가 격상됐다.

남한산성은 서울과 인접해 국내 및 외국인 관광객 유입효과가 기존에 등재된 유산에 비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즉, 세계유산지로 외국인 한국 여행 시 방문 필수 코스의 하나로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 동안 중앙정부(문화재청)가 주도하는 세계유산 등재 추진에서 국내 최초로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해 민간전문기구(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를 활용한 세계유산 등재를 성공한 최초의 사례로 남게 됐다.

■ 세계유산 등재 이후 2014년 주요 사업 계획

남한산성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7월부터 12월까지 다채롭게 진행된다.

우선, 7월 24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남한산성행궁 외행전에서 등재 기념식 ‘400년의 천작지성(天作之城), 1000년의 세계유산(世界遺産)’을 개최하고 그 간의 등재 노력을 축하하고 등재 이후의 비전을 선포할 예정이다.

이어 7월 25일 오후 2시 수원 라마다 그랜드볼룸 호텔에서 ‘남한산성 등재 기념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열린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밀라그로스 플로레스(現 ICOFORT 위원장), 구오잔(現 ICOMOS 부위원장), 기오라솔라(前 이코모스 재무총장), 제인헤링톤(前 ICOMOS 호주위원회 위원장), 구르밋 상가 라이(ICOMOS 인도위원회 부위원장) 등 국내외 세계유산 전문가를 초청해 등재 이후 세계유산 남한산성의 보존관리 방향을 정립할 계획이다.

오는 9월 20~21일 남한산성 전역에선 등재 기념 페스티벌 ‘월컴투 월드헤리티지 남한산성’이 열린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공개행사, 외국인 과거시험, 헤리티지 톡톡 콘서트, 줄타기 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기다리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오는 9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안내판 제작·정비를 완료하고 세계유산 남한산성 운영 및 관리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다. 또 12월에는 남한산성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있어 혁혁하게 기여한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을 ‘남한산성 세계유산센터’로 명칭을 변경하고, 남한산성 세계유산 등재 ‘백서’를 제작 및 배포할 계획이다.

■ 등재 이후 중장기 종합발전계획(2015년∼2018년)

경기도는 등재 이후 중장기 계획으로 △유네스코가 요구하는 국제적 기준의 남한산성 유형·무형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관리계획을 수립하고, △등재 이후 대폭적인 관광객 증가에 대비한 방문객 관리시스템을 구축, △경기도내 이미 등재된 수원화성, 조선왕릉을 연결하는 문화관광벨트화 등 남한산성을 세계적인 역사문화유적 랜드마크로 조성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아시아 성곽군사유산위원회(Acofort:Asian Scientific Comittee on Fortificaton and Military Heritage) 설립 △남한산성 박물관(전시관) 건립 추진 △남한산성 등재 기념 정례 축제 개발·운영 △남한산성 다국어 포털 사이트 구축 및 다국어 전용 투어 모바일 웹 개발 △남한산성 문화상품 콘텐츠 개발 보급 △방문자 관리시스템(Visitor Management) 구축 △문화유산 및 탐방로 휴식년제 도입 등을 연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2009. 2 : 잠정목록 등재신청서 제출(문화재청)

2010. 1 : 유네스코 잠정목록 공식 등재(유네스코)

2011. 2 : 세계유산등재 우선추진 대상 선정(문화재청)

2012. 5 : 세계유산 등재추진위원회 구성·운영조례 제정(경기도)

2012. 5 : 남한산성 행궁 재건 및 행궁 권역 정비 완료

2012. 6 : 세계유산 등재 업무협력 협약 체결

●체결기관(6개 기관) : 道, 문화재청, 성남, 하남, 광주, 경기문화재단

2012. 7 : 남한산성 단독 등재 결정(문화재청)

● 서울시가 요구한 한양도성과의 공동등재가 아닌 남한산성 개별 등재 승인

2012. 8 : 세계유산등재 실무행정협의회 구성

2013. 1 : 세계유산 등재신청서 제출(유네스코)

2013. 4 : 1차 예비실사

● 4.21∼4.23 무니에르 부셰나키(프랑스, 前국제문화재보존복원연구센터 사무총장)

2013. 6 : 2차 예비실사

● 6.2∼6.4 제인 헤링턴(호주, ICOMOS 호주위원회 위원장)

2013. 9 : 본실사

● 9.1∼9.6 그루밋 상가 레이(인도, ICOMOS 인도위원회)

2013. 12 : 세계유산위원회 패널 심사 및 보완자료 요청서 수령

2014. 2 : ICOMOS 추가자료 요청에 대한 답변 송부

2014. 6 : 세계유산위원회 최종 결정(제38차 세계유산위원회/카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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