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참극 부른 ‘아파트 할인분양’… 입주민 분신 ‘6명 중경상’
영종 하늘도시 연합회장
입주 저지 몸에 불 중태
말리던 경찰 3명도 화상
그동안 건설사ㆍ주민 갈등
충돌 시한폭탄 당국 방치
인천 영종하늘도시 내 일부 건설사가 저조한 분양률 탓에 회사보유 물량을 싸게 내놓자 기존 입주자가 분신하는 등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17일 인천 중구와 중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0분께 영종하늘도시 A 아파트 단지 후문에서 집회를 벌이던 주민 B씨(55)가 자신의 몸에 경유를 뿌리고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경찰조사결과 8개 아파트단지로 구성된 하늘도시의 총 연합회장이면서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B씨는 이날 건설사가 할인해 내놓은 아파트로 이사 오는 신규 입주자를 막고자 집회에 참여했다가 충돌이 발생하자, 준비한 경유를 몸에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전신에 3도 화상 등 중상을 입었으며, 분신 제지 과정에서 불이 옮겨 붙은 경찰관 3명도 화상을 입었다.
또 집회에 참여했던 여성 2명도 탈진 및 구토 증세를 호소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B씨는 생명이 위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는 그동안 분양률 저조 등의 이유로 건설사와 주민 간 갈등이 깊어 예견된 사고였는데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 관할당국은 무관심으로 일관해 이 같은 극단적인 상황을 방치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앞서 지난 2012년 9월부터 입주한 A 아파트(총 1천365세대)의 건설사는 저조한 입주율(23.6%·322세대)에 최근 39평과 42평형 회사보유분 총 200세대를 평당 210만~300만 원가량 할인분양해 기존 입주자들이 천막농성을 벌이며 반발해왔다.
이와 관련, 송명근 영종하늘도시입주자연합 의장은 “그동안 기존 입주자들은 어떻게든 내려가는 집값을 올리고자 노력해왔다. 하루아침에 건설사 횡포로 느꼈을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근본적인 문제가 미분양인데, 수년간 손을 놓고 있던 경제청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2년 7월부터 순차적으로 입주가 시작된 영종하늘도시 내 8개 아파트단지(총 9천635세대)는 현재 66.5%의 입주율(6천412세대)을 보이고 있다.
신동민기자 sdm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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