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 깡패 중국어선에 열받는 어민들

서해 최북단 백령도, 대청도 등 접경지역에서 중국어선들의 불법조업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어민들이 설치한 통발 어구가 사라져 대책 마련을 호소하는 등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17일 옹진군에 따르면 이달 들어 백령도 북방어장에 어민들이 설치한 통발 어구 41틀이 분실돼 17척의 어선이 피해를 당했다. 피해 금액만 6천여만 원에 달한다.

어민들은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으로 인해 어족자원이 고갈되는 등 어민 피해가 갈수록 늘어 생계에 막대한 영향을 받는 만큼 정부 차원의 강력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백령 주민 김모씨는 “우리는 조업 구역을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해군 함정 및 어업지도선이 지나칠 정도로 강력한 조업단속과 행정 처벌로 제대로 된 조업을 할 수 없을 지경인데, 우리 어장을 제집 안방처럼 차지하고 싹쓸이해가는 중국어선에 대해서는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어민들은 올해부터 중국 정부가 서해 휴어기 중 불법조업 자국어선에 대한 감시제도인 블랙리스트제를 운영한다고 발표했지만, 지켜지지 않는 만큼 본격적인 꽃게, 까나리 조업시기에 한해 백령 북방어장, 대청 동방어장, 연평 동방어장을 한시적으로 확장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기상악화 시 중국 어선들이 서해 5도 인근 항으로 피항 후 돌아가면서 우리 어장의 어구를 훼손 또는 절취하고 있다는 어민들의 신고가 잦다”며 “한시적으로 어장을 확장할 경우 중국어선의 불법조업 방지와 어민 소득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수기자 cs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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