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전철 또 비극 ‘자살鐵’… 오늘도 승객안전 뒷전 ‘위험한 질주’

14일 자정께 30대 남성 주안~간석역 선로서 숨져

인천지역 11개 역사 중 3곳만 스크린도어 설치

‘뻥뚫린 역사’ 투신 무방비 근무자 태부족 화 키워

경인전철 선로에 30대 남성이 전동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또다시 발생하면서 열차 안전관리 소홀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14일 0시 30분께 인천시 남구 경인전철 주안역과 간석역 사이 선로에서 A씨(32)가 인천 방향으로 달리던 전동차에 치여 숨졌다.

전동차 운전사는 경찰에서 “간석역에서 주안역으로 전동차를 운행하는 데 선로에 한 남성이 누워 있어 급정거하려 했지만 피하지 못했다. 곧바로 관제센터와 경찰에 신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A씨가 선로에 진입한 경로 등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 달여 전인 지난달 1일 오후 10시 10분께에는 간석역에서 한 남성이 선로에 투신해 전동차와 충돌·사망했다.

불과 한 달여 만에 비슷한 시각·장소에서 열차와의 충돌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승객 안전 문제에 또다시 허점을 드러냈다.

경인전철 역사는 역사별로 직원 2~3명, 공익요원 1~2명만이 근무해 승객 투신사고를 예방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들은 승강장뿐만 아니라 역사 내부시설, 출입구, 개찰구 등을 모두 살펴야 하고, 야간시간에는 취객 응대와 기기 점검, 막차 전후 역사 정리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

특히 설치가 더디기만 한 경인전철의 승강장 스크린도어(PSD)도 이러한 투신사고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인천지하철 1호선 29개 역사는 인천 아시안게임 이전까지 모두 스크린도어를 갖추지만, 경인전철 1호선 인천지역 11개 역사 중 3개 역사만 스크린도어가 설치됐다.

경인전철 사업자인 코레일은 연간 전국 10여 개 역사에만 스크린도어를 설치할 계획이다. 인천지역은 올해 부개·동인천역만 스크린도어를 설치한다.

결국, 매년 2~3건씩 끊이지 않는 열차 사망사고를 막기 위해 근무시스템 개선 및 스크린도어 추가 설치가 요구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당시 공익요원, 직원 모두 근무 중이었지만, 다른 일을 하느라 바빴다. 어디로 들어갔는지 CCTV를 봐야 알 수 있다”며 “현재의 근무체계에다 스크린도어까지 없으면 투신하려는 승객을 막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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