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서에서 흔히 택하는 연대기 서술을 취하고 있지 않고 있는 ‘김명호 중국인 이야기3’(한길사刊)는 1, 2권에서 그동안 다루어왔던 혁명과 사상가들, 빛을 보지 못한 재인(才人)들이 등장한다.
특히 3권에선 1ㆍ2권과 다르게 혁명을 완수한 후 4인방인 황흥원, 장춘차오, 장칭, 야오원위안이 몰락하면서 중국 현대사의 새로운 시대가 열리는 장면을 비중 있게 다뤘다. 중국과 타이완, 중국과 북한의 관계에 대한 내용에서는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인에게 들려주고 싶은 저자의 힘 있는 목소리가 있다.
저자는 우리가 북ㆍ중관계의 속내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고 말한다. 제1ㆍ2권에 이어 제3권에서도 ‘사랑과 혁명’은 여전히 중요한 주제다. 혁명전사 천빙샹과 자오윈샤오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에 쓴 유서, 마지막으로 딸에게 젖을 먹이는 짧은 이야기는 이 책에서 가장 진한 슬픔과 감동을 준다.
책에 쓰인 자료들은 모두 저자 김명호가 모은 것들이다. 주인공들의 일기와 서한, 당대에 찍힌 사진들을 모으기까지 40여 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아무리 중국이 ‘기록의 나라’라고 해도 쉽게 얻어지는 자료는 아니었다. 그의 발로 직접 뛰며 열정으로 빚어낸 것들이다. 또 한 가지 ‘중국인 이야기’의 가치는 이야기가 지니는 힘에 있다. 값 1만8천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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