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천년’… 道 문화자원 집대성, ‘아카이브’ 필요하다

경기도 문화자원 아카이브 심포지엄

문화자원 아카이브 사업은 시대적 요구다. 우리나라는 ‘반지의 제왕’처럼 자국 신화를 바탕으로 글로벌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선진국의 사례에 자극 받아, 2000년대에 들어선 뒤 우리의 각종 문화 자산을 디지털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드는 작업이 활발히 진행돼 왔다.

그렇다면 다양한 문화가 꽃핀 경기도, 분단의 현장이자 통일의 길목 역할을 하는 경기도는 어떠한가? 그동안 경기도와 관련된 문화 자료들이 개인별로 여러 곳에 흩어져 있고 분산되거나 소멸될 가능성이 커서 아카이브 구축의 필요성이 계속 제기됐다. 게다가 경기도 문화를 지역자료 수집 및 관리, 연구, 활용 측면에서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런 가운데 경기도 문화 및 역사 자원을 체계적으로 수집·보존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지난 7일 오후 2시 경기도인재개발원 다산홀에서 2018년 경기천년을 준비하기 위한 ‘경기도 문화자원 아카이브 심포지엄’이 열렸다.

‘아카이브(Archive)’란 일반적으로 단순한 자료의 집적이 아니라 자료의 기획과 생성, 변화와 유통 전 과정에 대한 집적을 의미한다.

이날 심포지엄은 그동안 개별적으로 고민해왔던 문화자료 집적, 활용의 방법을 경기도문화원연합회, 경기문화재단, 경기도사이버도서관 3개 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장점을 살려 경기도 문화자원 아카이브를 논의하는 공식적인 첫 번째 자리가 됐다.

특히, 범위도 방대하고 자료를 선정하는 기준도 마련해야 하고 성격과 유형에 맞게 정리하는 시스템도 구축해야 하는 지난한 작업이 남았지만 언젠가는,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인 것만은 확실하다는 결론에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행사였다.

■ 통일 한국의 중심, 경기도 정체성 확립을 위한 문화자원 수집·보존 공동 노력 필요

첫 번째 주제발표에 나선 강진갑 경기대 “경기도가 한국사 전개 과정에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나, 경기도의 정체성을 상징할 수 있는 분단시대의 유산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사라져 가고 있다”고 비판하며 “지역 자료의 체계적인 수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교수는 “경기도의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문화와 사상을 바탕으로 한 지역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ㆍ관리ㆍ연구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1.68%에 불과한 경기도 문화예산을 전국 광역 자치단체 평균 수준인 4.81%으로 올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장우권 전남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지역자료 수집, 보존의 당위성과 실천방법’ 주제 발표에서 지역문화자원이 무엇인지, 지역아카이브의 필요성, 아카이브의 종류와 특징, 지역문화자원 수집범위, 선정기준과 원칙 등 지역자료 수집과 보존을 위한 실천적인 방법과 국내외 주요 사례들을 소개했다.

이어 이동준 이천문화원 사무국장은 도내 문화원에서 발간한 자료 현황과 아카이브의 성공적 운영을 위한 관련 기관간 상호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동준 사무국장은 “경기도내 문화원의 방대한 자료들을 아카이빙하기 위해서는 아날로그 형태로 정리돼 있는 자료를 디지털화 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기존의 보존ㆍ보관 중심의 향토자료실 운영을 지양하고 문화원에 도서관(Library),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의 기능을 통합한 ‘라키비움(Larchiveum)’ 형태의 공간조성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조언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송재술 경기도사이버도서관 팀장은 경기도 디지털 아카이브 ‘경기도 메모리’에 대한 소개와 향후 서비스 확대를 위한 추진 전략을 소개했다.

■ 유기적 협업체제 구축 및 아카이브 위원회 신설 등 제언

한국기록관리학회 회장 신라대 서혜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종합토론에서는 서교송 파주문화원 사무국장, 김지욱 경기문화재연구원 경기학연구팀장, 김기영 연세대 교수가 지정 토론자로 나와 향후 경기도 문화자원 아카이빙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활발한 토론을 진행했다.

서교송 파주문화원 사무국장은 “경기도 지식정보 자원에 대한 열린 접근과 공유를 취지로 경기도와 사이버도서관에서 추진하는 ‘경기도 메모리’는 도내 문화자원 아카이빙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며 “‘경기도 메모리’가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아카이빙의 성공적 사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경기도도서관과 지방문화원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유기적인 협업체제를 구축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 조언했다.

이어 김지욱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팀장은 지역 문화자원의 수집, 보존과 활용을 위한 경기도사이버도서관과 도내 문화원 간의 상생을 위한 역할 분담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기영 연세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경기도 문화자원 아키이브를 위한 과제로 도지사 직속 문화자원 아카이브 위원회 신설을 통해 협력의 콘트롤 타워를 구축하고 법제화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김기영 교수는 1단계 현행 ‘경기도 메모리’ 개선이 이어 2단계 경기도 문화자원 아카이브 TF팀 구성, 3단계 환경기반 구축, 4단계 문화자원 아카이빙 시행 등의 단계적 접근 방안을 모색했다.

염상덕 경기도문화원연합회장은 “매년 전국 문화원을 통해 수많은 지역 자료가 생산되고 있고 그 분야 또한 지명유래, 민담설화, 문화유적, 역사문화인물, 지역축제 등 문화 전 영역을 아우르고 있어 체계적인 정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며 “경기도 문화자료 집대성을 이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대장정의 막이 올랐다”고 말했다.

한배수 경기도 평생교육국장은 “경기도의 매력적인 문화 유산을 지속적으로 계승 발전하고, 콘텐츠화 해 경기도 미래 경제를 이끌어가는 동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며 “향후 100년, 1000년을 내다보고 후대 사람들이 우리가 쌓아놓은 문화적 성과를 바탕으로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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