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원 장편소설 ‘사람의 맨발’

한국문학의 거목, 한승원 작가가 붓다의 일대기를 다룬 장편소설 ‘사람의 맨발’(불광출판사刊)을 냈다.

작가 한승원이 1985년에 발표해서 구도소설의 대표작이 된 ‘아제아제 바라아제’는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영화로도 만들어져 크게 주목받은 바 있다. 그 뒤 작가에게는 영혼의 스승인 석가모니 붓다의 삶을 소설로 써보고 싶은 오랜 염원이 있었다.

‘사람의 맨발’에서 인류 역사 속에 실존했던 한 인간으로서의 싯다르타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특히 싯다르타가 젊은 시절에 왜 출가를 했는가, 그 의미를 소설로 한번 제대로 풀어보고 싶었다고 작가는 술회한다.

작가는 싯다르타를 신격화된 절대적 존재라기보다 모든 인간이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하기 위해 실존적 고뇌를 거듭한 한 인간으로 생동감 있게 형상화했다.

작가는 여행 중에 와불(臥佛)의 맨발을 볼 때마다 붓다의 ‘맨발’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곤 했다. 길 위에서 태어나 평생토록 온 세상의 길을 맨발로 걸어 다니며 사람의 길에 대해 가르치다가 길 위에서 열반한 싯다르타의 맨발이란 무엇인가? 그에게 싯다르타의 맨발은 슬프면서도 장엄한 출가 정신의 표상이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싯다르타에게서 배워야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작가는 싯다르타의 성불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출가에 초점을 맞춰 소설을 썼다고 한다.

작가는 인간 본위의 휴머니즘이 우주에 저지른 해악을 극복할 수 있는 단초를 불교 사상에서 찾았다. 작가는 말한다. 독자들이 싯다르타의 맨발을 통해 출가 정신을 잊지 말고 참다운 자유인으로 살기를 바란다고.

값 1만3천800원

강현숙기자 mom1209@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