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 사랑채노인복지관 경로식당 오희정 영양사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매일 정성을 다해 만든 음식을 드시고 건강이 좋아지는 어르신들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의왕시 내손동 사랑채노인복지관. 200석 규모의 경로식당을 들어서면 깨끗하게 정돈된 식탁과 의자 너머 주방의 ‘행복이 꽃피는 건강 수라상’이라는 글귀가 눈에 띈다.
이곳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영양과 건강을 책임지는 오희정 영양사(39). 그의 하루는 오전 8시 부식점검을 시작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흘러간다.
지난 2011년 300명이던 경로식당 하루 이용인원은 전국 최초 노인전용목욕탕이 문을 열고 나서부터 크게 늘어 지난해에는 600명, 올해는 750여명에 달한다. 일반 어르신은 1천원, 기초수급자는 무료로 이용하도록 하고 있다.
오 영양사는 그날 메뉴에 따라 6명의 조리원에게 업무분담을 한 뒤 거동이 불편해 경로식당에 오지 못하는 재가 어르신들에 배달할 도시락 50개를 준비한다.
오전 11시25분 경로식당의 첫 손님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 10여명으로 직접 식탁에 앉히고 음식을 가져다 드려 식사를 하게 한 뒤 일반 어르신 손님을 맞는다. 이어 오후 2시 급식이 끝나자마자 다음날 메뉴에 따라 음식을 준비한다.
오 영양사는 “바쁘고 힘든 하루지만 ‘맛있게 잘 먹었다’는 어르신들의 한마디에 피곤함이 물거품처럼 사라진다”며 미소를 띠었다.
오 영양사는 결혼 후 대학 식품영양학과에 진학해 남들보다 늦게 영양사가 됐다. 하지만 시부모님을 7년 동안 모시면서 어르신들의 특성을 배워 어르신들의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는 점이 경로식당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세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초등학교 4학년 때는 아버지마저 세상을 떠났다는 오 영양사는 그래서인지 어르신들을 볼 때면 돌아가신 부모님 얼굴이 떠올라 더욱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도 어르신들의 마음을 읽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매일 매일 어르신들을 부모님으로 생각하고 항상 밝은 모습으로 대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 영양사는 “정기적인 봉사를 할 수 있는 자원봉사자가 확보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행복이 꽃피는 건강 수라상’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는 영양사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의왕=임진흥기자 jhl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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