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 삼겹살 때문에 쇠고기만 반사이익

“삼겹살이 金겹살… 단골들 쇠고기 찾아 U턴”

‘귀하신 몸’ 된 삼겹살 때문에 돼지고기 집은 울고, 쇠고기 집은 웃고 있다. 삼겹살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삼겹살을 판매하는 음식점은 울상을 짓고 있는 반면 대체제인 쇠고기를 판매하는 음식점은 호황을 누리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4일 한국물가협회 등에 따르면 삼겹살 1㎏가격은 1만8천9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까지만해도 1만4천500원대였던 것을 고려할 때 불과 1달만에 30%이상 오른 셈이다. 또 지난해 같은 기간(1만3천원대)에 비해서는 40% 이상 올랐다.

돼지고기 취급점 ‘울고’

한달새 30% 껑충… 마진 줄어 다른메뉴 권유가격인상도 고심

저가ㆍ수입 쇠고기집 ‘웃고’

계절영향 더불어 반수특수 누려 “같은 값이면…” 20~30% 매출↑

이처럼 삼겹살 가격 오름세가 계속되면서 도내 대다수 삼겹살 판매점들이 줄어든 마진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 삼겹살을 주 메뉴로 하는 수원시 영화동 D음식점의 경우, 삼겹살 가격 상승으로 인해 떨어진 수입을 만회하기 위해 삼겹살이 아닌 다른 메뉴를 주문하도록 적극 유도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다른 메뉴를 권장하거나 목살이나 갈매기살 등 다른 메뉴를 주문하는 고객들에게 음료수나 된장찌개를 무료 제공하는 등의 방법까지 동원하며 삼겹살 주문을 피하고 있는 것이다.

D음식점 사장 김모씨(47)는 “삼겹살 가격이 워낙 오르다보니 이전에 비해 팔아도 남는 것이 별로 없다”라며 “메뉴 선택을 고민하는 고객들을 보면 오늘은 갈매기살이 좋다는 식으로 권유하고, 때에 따라서는 음료수를 무료 제공하는 등의 방법을 동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수원시 인계동 K삼겹살집은 단골 고객들에게 조금씩 더 얹어줬던 고기를 정량만 제공하고 있으며, 저가형 삼겹살집인 인계동 D고기집은 10~20% 가량 줄어든 수입 때문에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쇠고기집들은 삼겹살 가격 상승으로 인한 반사 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삼겹살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최근 매출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수입산 쇠고기를 판매하는 수원시 조원동 A갈비집은 최근 평소에 비해 30% 가까이 매출이 올랐으며, 소갈비살을 주메뉴로 하는 수원시 영화동 S고깃집 역시 최근 고객수가 20% 가량 증가하는 등 호황을 누리고 있다.

A갈비집 관계자는 “계절적인 영향도 물론 있겠지만 최근 눈에 띄게 고객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삼겹살보다 가격이 결코 비싸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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