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객 늘어도 여전히 좁은 의료관광의 길

‘의료관광 메카’로 떠오른 대한민국… 인천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

지난해 1만명… 인프라ㆍ마케팅 부족 지정학적 장점 퇴색

서울ㆍ경기ㆍ부산 등 경쟁 지자체 집중 투자 ‘급성장’과 대조

인천을 찾는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연간 1만명을 넘어섰지만, 여전히 타 지자체와의 격차가 커 인프라 확충 및 마케팅 강화가 요구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지역 의료계와 인천의료관광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각급 병·의원 90곳이 참여, 1만여명(추정치)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했다.

이는 2012년 6천371명에 이어 36.3% 증가한 수치로 진료 수익 190억원, 관광 수익 63억원으로 모두 254억원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그러나 서울·경기는 물론 인천의 호적수로 꼽히는 부산도 이미 한참 앞서나가며 인천을 따돌리고 있다.

부산은 이미 2011년 1만명을 넘어 2012년 1만4천125명, 지난해 2만1천798명으로 지난해 인천보다 높은 54%의 증가율을 보였다.

부산은 러시아 9천894명, 중국 2천696명, 일본 1천589명, 미국 1천270명, 필리핀 905명, 베트남 787명으로 국가별로도 고른 분포를 보였다.

특히, 의료관광 최대 시장 중국조차 지정학적으로 유리한 인천(2천360명)보다 앞섰으며, 의료관광시장 유7망지역인 동남아시아에서도 인천보다 선점효과를 누리고 있다.

또 인천과 상황이 엇비슷한 대구나 대전 등 다른 지자체들도 공격적인 투자로 의료관광에 매진하는 형국이다.

대구는 불리한 지정학적 위치에도 의료관광종합안내센터를 이미 갖췄으며, 상반기 중 병원과 호텔을 합친 메디텔을 준공할 예정이다.

대전도 서구 일대에 의료, 숙박, 쇼핑을 한데 모은 메디컬 스트리트를 조성하고, 해외 틈새시장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의료관광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역 의료계는 보다 적극적인 투자와 마케팅으로 신규 해외시장 발굴 숙박,국가별 맞춤전략, 관광·쇼핑 연계 프로그램 강화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 대비 부실한 관광·쇼핑 프로그램에 따른 의료관광객의 유출을 막기 위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천지역 한 병원 관계자는 “의료관광이 뜬다고 가만히 앉아 있다가는 서울·부산에 치이고 다른 도시들에 빼앗길 것”이라며 “의료관광객들이 더이상 서울이나 경기도로 발길을 돌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인천의료관광재단 관계자는 “부산이 항만·공항 등 인프라를 바탕으로 인천보다는 조금 앞서고 있다”며 “인천만의 장점이 있는 만큼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다른 도시에 뒤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용준기자 yjunsa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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