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 끊긴 윈도우 XP 때문에 손 바빠진 금융권

윈도우XP 종료 ‘후폭풍’… ATM·은행PC 보안 ‘초비상’

입출금기 90%이상 ‘XP’ 기반… 해킹ㆍ정보유출 범죄 도사려

시중銀, 순차적 기기ㆍ업무용 PC ‘업그레이드’ 대책 마련 분주

금융당국 “불시에 현장점검 실시… IT 사고발생 엄중 제재”

윈도우 XP 운영 체계가 종료되면서 금융권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현금 자동 입출금기(ATM)의 90% 이상이 윈도우 XP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해킹 등 보안 문제가 불거질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도 금융사에 윈도우 XP를 상위 버전으로 전환하도록 지도하는 한편 이와 관련한 정보통신(IT) 사고 발생 시 엄중히 제재하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새벽 마지막 정기 업데이트를 끝으로 지난 14년간 지원해온 보안패치, 하드웨어 업데이트, 최신 드라이버 지원 등 윈도우 XP에 대한 기술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에 따라 윈도우 XP 버전을 기반으로 한 ATM이나 은행 PC를 노리는 해킹 범죄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금융사 직원들이 쓰는 PC 69만여대 가운데 16만대 가량이 윈도우 XP를 쓰고 있으며, 금융사가 운영하고 있는 ATM 8만7천여대 중 8만1천대 가량이 윈도우 XP를 기반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금융권에 윈도우 XP 상위버전으로의 전환을 주문하는 한편 금융사에 대한 지도를 강화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 등을 대상으로 불시 현장 점검을 실시하는 한편 정보통신(IT) 사고 발생 시 엄중 제재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들도 윈도우 XP 지원 종료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분위기다.

국민은행의 경우, 직원 업무용 PC와 단말기를 윈도우 7으로 교체하는 한편 오는 2017년까지 ATM을 순차적으로 교체해 나가기로 했다. 또 기업은행은 USB나 외장 하드 등 휴대용 저장매체의 사용을 통제하고 매일 2차례씩 악성코드 검사를 실시를 통해 보안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밖에 하나은행은 이달 말까지 영업점당 1대씩의 ATM을 윈도7으로 업그레이드하기로 했으며, 외환은행은 ATM 보안 관리 강화를 위해 전문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로 하는 등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윈도우 XP 지원 종료에 따른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윈도우 XP를 상위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서는 ATM 기기 자체를 바꿀 수밖에 없어 윈도우 XP 지원 종료에 따른 보안 우려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 5월부터 금융사 단말기의 윈도우 XP 사용 현황을 조사했으며 이후 금융사에 대책 마련을 촉구해왔다”라며 “보안 문제가 발생하는 금융사에 대해서는 책임을 엄하게 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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