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은 왕따 없을 줄 알았나? 인성교육 시급

“왕따 두려워 유치원 안가요”
원아들 도넘은 따돌림 심각 여린 가슴 깊은 상처 우려

“따돌림으로 상처받는 유아가 다시는 없도록 해주세요.”

인천 연수구에 사는 C씨(30·여)는 유치원에 가기 싫다고 떼쓰는 아이만 보면 가슴이 미어진다.

지난해 말 남편의 이직으로 인천에 새로운 터전을 잡은 C씨의 아이가 유치원에 대해 거부감을 들어낸 것은 지난 1월부터다.

C씨는 이사와 함께 유치원을 옮긴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낯설어서 그런 줄로 알았지만, 2개월여 이상 떼쓰기가 계속되자 의구심이 커졌다.

심지어 C씨는 유치원 선생님이 아이를 괴롭히는 것이 아닐까 싶어 전문 아동 상담사에게 아이를 맡겼다.

그러나 C씨의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아이가 유치원을 꺼리게 된 것은 다름 아닌 다른 원아로부터의 따돌림이었다.

지방에서 인천으로 갓 올라온 아이가 사투리를 조금 썼다는 게 따돌림의 원인이 됐고, 아이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마다 다른 원아들이 힘으로 빼앗는 등 따돌림의 정도가 심했다.

이러한 사실에 놀란 C씨는 이제 아이만 바라봐도 미안한 마음에 눈시울이 금새 불거진다.

C씨는 “유치원은 왕따 같은 문제가 없겠거니 믿었던 자신이 너무 한심스럽다”며 “아이가 받은 상처가 평생 이어질까 두렵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일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원아들 간 따돌림을 당하고 있어 유아를 대상으로 한 인성교육이 시급하다.

육아정책연구소가 최근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 1천4명을 대상으로 ‘영유아기 인성교육 실태 및 요구조사’를 한 결과 52%에 달하는 교사가 담당 학급에서 ‘아동 간 따돌림이나 배척 행동을 보이는 아동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인성교육 우수기관 지정 관리를 비롯해 기본생활습관 지도, 효 실천 교육 강화 등 유치원을 대상으로 다양한 인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인성교육이 시교육청의 시책사업인 만큼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기자 suein84@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